17년 전 어린이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김근식(55)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은 것보다 2년이 더 늘었다.
수원고법 형사3-2부(고법판사 김동규 허양윤 원익선)는 15일 김근식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성범죄 사건과 별개로 김근식이 2019년 12월 및 2021년 7월 전남 해남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와 2017~2019년 동료 재소자들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상습폭행)로 기소된 사안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이에 김근식은 총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린아이를 강간해 실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출소 이후 동종범죄를 반복했다”며 “범행을 취약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피해자는 상당 기간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고 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아무런 피해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청구한 성 충동 약물치료(성 충동 약물치료)에 대해 원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피고인에게 성 충동 약물 치료가 필요한 만큼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정신 감정의는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하긴 했으나 이는 진술에 불과하고 반드시 피고인에게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근식은 2006년 9월 18일 경기도 한 초등학교 인근 야산에서 13세 미만 피해 아동을 흉기로 죽인다고 위협해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경기·인천 지역 경찰서 7곳에 보관 중인 성범죄 미제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2006년 아동 강제추행 미제사건의 신원미상 범인의 DNA가 김근식의 DNA와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받은 후 김근식을 추궁해 자백을 받아내면서 알려졌다.
김근식은 2019년 12월과 2021년 7월 전남 해남교도소에서 교도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와 2017∼2019년 동료 재소자들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상습폭행)도 받는다.
김근식은 2006년 미성년자 1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10월 17일 출소 예정이었으나, 새롭게 제기된 ‘인천지역 아동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재구속됐다. 하지만 수사 결과, 김근식이 구금됐을 당시 벌어진 사건으로 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서 김근식 측은 공소권 남용 등을 주장하며 무죄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근식의 변호인은 지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과 무관한 혐의로 발부된 영장으로 구속된 이후 이뤄진 검찰 조사와 재판부에 제출된 진술조서가 위법하기 때문에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며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공소권 남용으로 공소 기각 판단을 내려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수사 상황을 비춰 볼 때 수사 기관이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줬다거나 검찰의 어떠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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