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은 이날 오전 8시 10분까지 모두 입실을 마치고, 8시 40분부터 1교시 국어영역 시험을 시작했다. 시험은 5교시를 마지막으로 오후 5시 45분에 끝난다. 성적 통지일은 12월 8일이다.
이번주 초까지 반짝 추위가 기승을 부렸으나, 다행히 이날 기온은 영상권으로 크게 춥지는 않았다. 다만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쪽 지역부터 비가 시작되며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낮부터 찬 공기가 남하하며 차차 추워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 응시장 정문 앞에서 수험생들의 가족, 친구들이 고사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을 응원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서로 포옹을 하고, 수험표와 신분증은 잘 챙겼는지 혹시나 전자기기가 들어있지는 않은지 가방과 주머니를 같이 점검했다. 아침부터 자신을 배웅 나온 반려견을 꼭 안으며 기운을 얻는 수험생도 있었다. 각 교사들도 모두 나와 학생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이날 수능 시험장을 헷갈린 학생도 있었다. 자신이 수능 시험을 치를 학교를 헷갈려 잘못 방문한 수험생은 급히 소방공무원의 차를 타고 원래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 응시자 약 50만 명…졸업생·검정고시 지원자 비율 최고치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응시자는 모두 50만 4588명이다. 이 가운데 재학생은 32만 6646명(64.7%)으로 1년 전보다 2만 3천593명 줄었다. 반면, 올해 응시생 중 졸업생 응시자 비율도 27년 만에 가장 많은 15만 9742명(31.7%)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교도소에도 시험장이 마련돼 소년수 10명이 수능에 응시한다. 최고령 수험 응시생도 있다. 84세의 김정자 할머니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에서 수능을 치른다.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영역, 3교시 영어영역, 4교시 한국사 및 탐구(사회·과학·직업)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 순으로 진행된다. 한국사는 모든 수험생이 응시해야 한다. 나머지 영역은 전부 또는 일부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2022학년도에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는 올해도 유지된다. 응시생들은 국어와 수학영역을 ‘공통+선택과목’ 체제로 치르게 된다. 국어영역은 독서·문학을 공통으로 하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시험을 본다. 수학영역은 수학Ⅰ과 수학Ⅱ가 공통과목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한 과목을 택해 시험을 치른다.
시험 영역과 출제 범위는 지난해와 같지만, 출제 기조는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교육과정 밖 출제 논란이 있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올해부터 수능에서 배제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 대신 지문이나 선택지의 내용이 까다로워지거나, 고난도 문항 대신 중난도 문항의 수가 늘어나는 등 출제 기조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올해 수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치러지는 4번째 수능이다. 강력한 방역조치 속에 치러졌던 2021~2023학년도 수능과 달리 응시생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험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별도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지 않고 일반 수험생과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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