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소 제기 이후 6년여만에 1심 결론
배우 문성근·방송인 김미화 등 원고 참여
1심 "이명박·원세훈이 함께 500만원 배상"
이명박(MB) 정부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올라 현업에서 배제당했던 문화예술인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6년여 만에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이세라)는 17일 배우 문성근씨와 방송인 김미화씨 외 35명이 이 전 대통령과 정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이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50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일부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부분에 대해선 청구를 기각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MB정부 당시인 2009년 국정원은 당시 기조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여론을 주도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연예인 등에 대한 압박 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TF는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을 배제하기 위해 소속사 세무조사, 프로그램 편성 관계자 인사조치 유도 등 전방위적 퇴출 압박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은 문화계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배우 문성근·명계남·김민선·김여진, 영화감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방송인 김미화·김제동·김구라, 가수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 5개 분야 82명을 대상으로 퇴출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씨 등 36명은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문화예술인들의 밥줄을 끊었다”며 “국가의 잘못을 법적으로 확인하고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고 1인당 5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 2017년 11월 제기했다.
이 재판은 접수 이후 판사 1명이 맡는 단독 재판부에서 판사 3명이 맡는 합의부로 이송됐고, 관련 증거 신청 등의 과정을 거친 끝에 소장 접수 2년 만인 지난 2019년 11월 첫 변론이 열렸다. 이후 약 6년 가까이 1심이 심리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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