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종로구 사직동주민센터 현장
시민·주민 센터 직원 모두 답답함 토로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어이가 없다"
“오늘까지 초본을 안 내면 벌금 몇십만 원을 물어야 해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주민센터 앞. 주민등록 초본을 떼러 왔다는 양모씨는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행정 전산망 마비’로 이날까지 제출해야 할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법인 관련해 갱신해야 할 서류가 있다. 다른 서류만 먼저 내고 오늘 발급 못 받은 서류는 나중에 제출하는 걸로 요청해야 할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부터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새올’ 전자민원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뉴시스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민센터에는 서류 발급이 필요한 민원인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인감증명서를 받으러 왔다는 김도현(48)씨는 “오전에 종로구청에 갔다가 (전산망이) 안 된다고 해서 회사로 돌아갔다. 전산망이 복구됐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왔는데 또 안 된다고 하더라. 미치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산망이 안돼서 인감증명서를 못 뗀 건 처음인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 건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안에서 전산망 복구를 30분째 기다리고 있다는 한 민원인은 “전입신고를 하러 왔다”며 “세입자들은 전입신고로 확정일자를 빨리 받아야 선순위를 보장받을 수 있다”며 “내일부터는 또 주말이니까 오늘 안에 꼭 전입신고를 하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종로구로 이사와 이날 전입신고를 하러 왔다는 양정례(65)씨도 당혹스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전산이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행장 전산이 고장 나면 누군가는 사업상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행정소송을 해야 하는 건가. 정부가 이걸 어떻게 보상할지 가늠이 안 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서류를 발급하러 온 민원인들을 돌려보내느라 분주했다. 전화로 관련 문의를 하는 민원인들에게 서류 발급 불가 사실을 알리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직원도 있었다.
한 주민센터 직원은 “내부 행정망이 안 돼서 다른 업무도 다 마비된 상태”라며 “전산망이 복구돼서 민원인들을 다시 불렀는데, 잠깐 사이에 또 다운됐다. 두 번 발걸음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저희도 복구 시점이나 원인을 전달받은 게 없어서 답답하다”며 “아침부터 지금까지 15명 정도 민원인이 복구되면 연락을 달라고 이름을 적어 놓고 갔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도 오후 들어 서비스가 전면 중단돼 사실상 공공기관의 민원서류 발급이 올스톱됐다.
정부24는 이날 오후 2시께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네트워크 장비 오류 등으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며 서비스 중단은 별도 조치가 있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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