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들의 영어 실력이 5년 새 저하됐다는 자료가 나왔다. 이를 두고 2018학년도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 이후 상위권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한국영어관련학술단체협의회(영단협)와 서울대 기초교육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에서 영어 실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신입생이 수강하는 ‘고급영어’ 과목 수강생 수는 2018년 926명에서 올해 790명으로 14.7% 줄었다. 또 그 바로 아래 단계인 ‘대학영어 2’ 수강생 수는 1077명에서 994명으로 7.7% 줄었다. 반면 영어 실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이 수강하는 ‘대학영어 1’ 수강생 수는 같은 기간 1646명에서 올해 2116명으로 28.6% 늘었다.
서울대는 오리엔테이션 기간 ‘신입생을 위한 텝스(TEPS) 특별시험’을 진행하고 600점 만점에 453점 이상인 경우 고급영어를 듣도록 하고 있다. 387~452점인 경우 대학영어 2, 298~386점인 경우 대학영어 1, 297점 이하인 경우 기초영어를 수강한 후 대학영어 1을 들어야 한다. 일부 단과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세 과목 중 자신이 배정된 과목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고급 영어 실력이 과거보다 떨어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학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서울대 기초교육원 관계자는 “매 학기말 보고서를 작성하며 학생들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단협 회장인 윤희철 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최근 학생들을 보면 발음 등 기초 회화 실력은 좋지만 문장 해독 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회화 능력 때문에 착시 현상이 생겨 문해력 저하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어영문학회, 한국영어교육학회 등 31개 영어 교육 학회의 연합체인 영단협은 다음 주 기자회견을 열고 영어 실력 저하 실태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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