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전산망-정부24 정상화” 발표에도…이틀째 곳곳서 이용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9일 19시 50분


행정안전부는 “18일 오전부터 정부 행정전산망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 사이트가 정상화됐다”고 밝혔지만 일부 무인민원발급기와 금융서비스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18, 19일에도 상당수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평일 업무가 시작되는 20일 오전부터 민원 서류 발급을 위해 시민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선 추가 장애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은 50대 남성은 민원 “서류 발급이 재개됐다고 들었는데 지방세납세증명서 발급이 여전히 안 된다”며 “온라인으로 발급을 시도해 보려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전날 오후 6시경 이곳에서 만난 한 대학생도 5분 넘게 성적증명서 발급을 시도하다 ‘통신 중입니다’라는 안내문구만 반복되자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18일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청 무인 민원발급기 화면에는 ‘현재 전산 오류로 인해 부동산 등기부등본, 교육제증명, 토지이용 계획서만 발급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와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무인 민원발급기는 ‘점검 중’이라며 아예 화면이 가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서비스는 정상화됐는데 일부 기기에서 오류가 발생했거나 민원 서비스 복구 사실을 모른 채 화면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할 때 필수적인 신분증 진위 확인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오차율이 높아 신분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금융회사들이 적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8일에는 행안부와 연동된 금융결제원 시스템에서 오차율이 20% 안팎으로 치솟아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19일 정오를 기점으로 오차율이 평소처럼 0%대로 낮아졌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업무 차질도 19일 정오 무렵부터 정상화됐다.

행안부는 19일 오후 5시 “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발표했지만 그동안 밀렸던 서류 발급 업무가 20일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먹통 사태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애 발생 당일 서울 강북구의 한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는 이모 씨(77)는 “온라인으로 어떻게 발급받는지 몰라 동사무소에 다시 가려고 하는데 또 서류를 못 받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민원 서류 발급이 늦어지면서 유무형의 손해를 입은 국민들 사이에선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소송이 벌어지면 전산망 마비 책임이 정부에 있고, 손해가 전산망 마비 때문에 발생했다고 입증하는 게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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