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이 시스템 오류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News1
현 정부가 내세웠던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56시간 동안이나 마비됐음에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여전히 정확한 원인에 대해선 “조사 중”이란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정부가 신속하게 움직여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복구가 이뤄졌다”고 자평했지만,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 파악이 늦었고 비상 시 대처방안도 부실해 사태를 키웠다며 “이번을 계기로 대응 체계를 살피고 매뉴얼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정확한 사고 원인 확인 안 돼”
전문가들은 정부가 초반에 안이하게 대처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17일 오전 8시 46분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행정전산망 ‘새올’에 오류가 생긴 것을 처음 인지했고, 오전 9시부터 실제로 민원 처리에 장애가 발생했다. 행안부는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네트워크 장비인 ‘L4스위치’ 소프트웨어를 전날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소프트웨어를 이전 버전으로 복구했다. 당시 행안부는 “오전 중 시스템 복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스템은 낮 12시경 잠시 정상화됐다가 재차 장애가 발생했다. 여기에 온라인 민원 사이트 ‘정부24’(www.gov.kr)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며 온오프라인 민원 시스템이 전면 중단됐다.
박병호 KAIST 경영공학과 교수는 “정부 대응을 보면 사고 발생 초기 어디서 문제가 발생한지 몰랐던 것 같은데 그게 가장 큰 문제”라며 “(행정전산망이) 크게 문제된 적이 없다 보니 담당자들도 시스템을 잘 모르고 매너리즘에 빠졌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L4스위치는 여러 부품들로 구성돼 있는데 정확히 어디가 문제인지 파악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네트워크 장비 교체 등 내부에선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해서 18일 오전 9시 경 정부 24서비스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행안부는 여전히 L4스위치 장비가 왜 고장났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비스 재개를 우선하느라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하드웨어 문제인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된 상태”라고 했다.
● “평일에 업데이트 한 것도 문제”
행안부가 이용자가 적은 주말이 아닌 평일에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며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보통 시스템 업데이트는 주말에 하는데 평일인 목요일(16일) 밤에 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측은 “장비 수천 대를 운영하기 때문에 주말에만 작업을 할 수 없어 평일 야간에도 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 2대는 순번이 됐기 때문에 작업이 들어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고 시 대응 매뉴얼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온라인에서 오류가 나더라도 업무 연속성을 위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게 준비를 해놨어야 한다”며 “특히 공무원 인증 시스템은 이중, 삼중으로 다양화해 사고가 일어나도 빨리 조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비(L4스위치)를 이중화해서 운영하는데, 두 장비가 순차적으로 계속 문제를 일으켜 장애가 발생했다”며 “민간 전문가와 정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분야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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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21:40:54
다시는 IT 강극 이라고 사기치지 마라. 그리고 중국이나 북한의 해커들의 장난인지도 조사하고 특히 선관의 시스템도 철저히 조사 해라.
2023-11-19 20:33:01
A: 서버는 충청도에 모셔놓고 조직은 전라도에 모셔놓고 서울에 아파트를 샀더니 '서버 가상화'가 안된다? 우려했던 일들이 터지는 거죠 B: 내가 공무원들 실력을 보건데 정말 우려스러워요 C: 지금 행안망 불통처럼 그런 '케이스'로 국민 연금이 전라도로 조직을 옮긴 경우인데 연금 수익율이 여의도에서 '증권맨'들이랑 대차 맞출 때보다 확실히 많이 낮아졌고 ... D: 아니, 공공 조직이 무슨 '크림빵 박스'처럼 뒷문으로 빼돌려 차에 싣고가 일개 정당에서 다 먹어치우면 계산 끝나고 그런 조직인가 F: ...
SW 납품할 때 무식하고 건방진 공무원들의 갑질이 지나치다. 가격을 워낙에 후려치고, 납품 기간은 짧고, 갑질하다보니 이젠 납품할 업체가 거의 없어졌다. 일할 인력도 없다. 공무원이 스스로 알아서 해봐라.
2023-11-20 01:56:14
처음부터 다시 다 체크해야됨 kt망 국방회선 과 정부중요 회선들도 다 다시 체크 해야지 위기 상황 발생시 먹통되면 큰일남 복지시스템 2달이상 전산 오류 나서 난리도 아니였는데 같은 일 반복 된다는건 이거는 문제가 큰거임
2023-11-20 01:12:49
검사 정권 이전에는 이런일이 없었습니다. 대통령 님은 망명하시려는지 자꾸 외국 나가서 여기 저기 알아 보는 것 같습니다.
2023-11-20 00:16:14
원인 파악이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 변경으로 인한 문제 발생시 변경 이전으로의 복구 또는 비상 체계(DR, Disaster Recovery)로의 이전이 우선이기 떄문이다. 원인 파악이 잘못되 또 다른 변경을 시도하다가 오류가 반복되 복구 시간이 연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에 원인 파악(RCA, Root Cause Analysis)후에 종합적 대책을 세우게 된다.
2023-11-19 22:25:30
삭제된 댓글입니다.
2023-11-19 22:21:41
고정이 안 나는 기계가 어딧냐. 고장나면 고처쓰면 된다. 행정 전산망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지 않느냐. 자꾸 꼬투리 잡지마라.
2023-11-19 22:20:00
선진국의 기준으로 비교해도 해결이 늦다고 탓하기에는 이르다.
시간이 答이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진상이 드러난다. 그 때 근원 조치해도 늦지 않다.
2023-11-19 21:57:12
전산오류로 행정 민원 등 모든 공공기관의 작업이 지연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행안부 장관이나 휘하 직원들이 컴퓨터 조작은 할줄 알지만 수준은 그냥 보통사람들과 다를바 없다 그래서 아웃소싱으로 전문업체가 담당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내에도 상근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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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21:40:54
다시는 IT 강극 이라고 사기치지 마라. 그리고 중국이나 북한의 해커들의 장난인지도 조사하고 특히 선관의 시스템도 철저히 조사 해라.
2023-11-19 20:33:01
A: 서버는 충청도에 모셔놓고 조직은 전라도에 모셔놓고 서울에 아파트를 샀더니 '서버 가상화'가 안된다? 우려했던 일들이 터지는 거죠 B: 내가 공무원들 실력을 보건데 정말 우려스러워요 C: 지금 행안망 불통처럼 그런 '케이스'로 국민 연금이 전라도로 조직을 옮긴 경우인데 연금 수익율이 여의도에서 '증권맨'들이랑 대차 맞출 때보다 확실히 많이 낮아졌고 ... D: 아니, 공공 조직이 무슨 '크림빵 박스'처럼 뒷문으로 빼돌려 차에 싣고가 일개 정당에서 다 먹어치우면 계산 끝나고 그런 조직인가 F: ...
2023-11-19 21:38:54
북한 괴뢰집단의 소행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