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농업기술원, 다양한 제품 개발… 업체 6곳과 특허권 기술 이전 협약
맛-기능성 높인 갓시래기 가공식품
무화과 잎 추출물, 피부미백 효과
흑하랑 상추, 수면 영양제 원료로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지역 특화작목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기술 이전을 통해 농가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특허 출원하고 특허 기술이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특화작목 활용 가공품 개발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최근 네이처메딕스 등 6개 업체와 농업 분야 보유 특허권에 대한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업체에 이전한 기술은 △시니그린과 루테인 함량이 증진된 갓시래기 △무화과 잎을 활용한 미백용 화장품 △미생물 배양물을 포함하는 살충용 조성물 △반추동물용 사료 첨가제 조성물 △상추 차 제조 방법 △양액 농도조절장치 등 6건이다.
갓시래기는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여수의 특화작목인 돌산갓의 판로 확보와 수급 조절을 위해 개발한 것이다. 돌산갓은 알싸한 맛과 연한 식감이 특징인 청갓이다. 여수는 전국 갓 재배 면적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봄에 생산량이 많아 가격이 하락하고 갓김치 외에는 별다른 가공품이 없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맛과 기능성을 높인 갓시래기 가공 기술과 상온에서 장기간 유통할 수 있는 비빔용 갓시래기 즉석식품을 개발했다. 소금물에 데친 후 건조기에서 건조했을 때 무시래기보다 항암 효능이 크고 시니그린이 17배, 루테인이 2배 높게 나타났다. 기술을 이전받은 여수의 농업회사법인 식객갓김치㈜ 윤종민 대표는 “갓은 생물 저장 기간이 일주일 이내로 매우 짧고 갓김치 외 가공품이 부족한 실정이었으나 갓시래기 제조로 장기 저장이 가능하고 다양한 가공제품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은 전국 무화과 재배 면적 762ha 중 96.5%(735ha)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대부분 단일 품종인 ‘승정도우핀’을 재배하고 있어 기능성 원료 소재화가 쉬운 장점이 있다. 특히 무화과 잎을 따로 재배하지 않고도 무화과 수확 후 원료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비타민P가 풍부해 피부 미백 개선 효과가 있는 무화과 잎 추출물을 특허 출원한 데 이어 대한민국 화장품 원료집(KCID)에도 올렸다. 국내 마케팅과 수출을 위해 아토피와 민감 피부 개선 전문 화장품 업체인 ‘네이처메딕스’에 기술을 이전했다.
● 출허 출원한 기술 이전 해마다 늘어
전남도농업기술원의 특허 출원과 기술 이전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특허 19건, 상표 2건, 디자인 1건 등 22건을 출원한 데 이어 올해는 특허 20건, 상표 8건, 디자인 2건 등 30건을 출원했다. 기술 이전 건수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23건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이 8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기능성 상추 ‘흑하랑’은 건강식품 산업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흑하랑 상추는 전남도농업기술원이 토종 상추를 이용해 개발한 신품종이다. 잎이 흑적색이고 쓴맛이 강한 토종 상추 중에 스트레스 완화와 숙면에 도움을 주는 락투신 함량이 높은 상추를 따로 분리해 육성했다. 락투신은 상추의 잎이나 줄기에 상처를 냈을 때 흘러나오는 흰색 액체에 포함된 성분이다. 락투신 함량은 mg당 3.74㎍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적상추(mg당 0.03㎍)에 비해 124배나 높다.
현대 사회에서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부작용이 없는 천연 식물성 숙면 물질을 다량으로 함유한 흑하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흑하랑은 일반 상추보다 최고 8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농가 35곳 3ha에서 흑하랑 500여 t을 생산한다.
흑하랑은 2021년 프리미엄 상추로 백화점에 입점한 데 이어 기술 이전을 통해 18개 가공업체가 분말과 티백, 젤리 등 35개 가공품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 가공식품이 6월 일본에 처음으로 수출돼 세계 수면 시장에도 진출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최근 흑하랑 품종의 수면 건강 산업화를 위해 원광대, 에스에스바이오팜과 산학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홍재 전남도농업기술원장은 “전남의 비교우위 기능성 특산자원을 활용한 상품 개발 및 사업화로 농가 소득 창출과 지역농업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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