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하지만 초기 위암의 80% 이상은 별다른 증상이 없고, 암이 진행된 경우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져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위암은 위의 점막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국가암정보등록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24만7952건) 중 위암은 2만6662건으로, 국내 전체 암 발생의 10.8%(4위)를 차지했다.
위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을 때가 많다. 서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간혹 통증,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식욕부진 등 증상을 동반할 수 있지만 위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이런 증상은 일반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과 유사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기에 치료받지 못해 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복부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고 체중 감소, 혈변, 토혈, 구토,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져 무증상이더라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위암은 수술만으로 90%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위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요인은 짜거나 탄 음식을 먹는 습관이다. 실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2013∼2017년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3477∼3889㎎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제한 권장량인 2000㎎을 크게 웃돌았다. 술, 훈연, 방부제 처리된 가공육, 흡연, 유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도 위험 인자로 꼽힌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만성 감염은 위암 발생 위험을 2.8배~6배 증가시킨다. 특히 위 중하부 위암의 발생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은 약물로 치료하기 어렵고 수술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내시경으로 암 조직을 제거하는 절제술도 초기 위암일 때에만 가능해 40세 이상이라면 2년에 1번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서 교수는 “평소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위 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을 권장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국가 암검진을 통해 최소 2년에 한 번씩 식도, 위, 십이지장을 직접 관찰할 수 있고 내시경 검사 중 조직 검사를 시행해 의심 부위의 위암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뺀 나머지 환자는 암과 인접한 정상 위 조직을 포함해 절제하고 주변 장기로 향하는 림프관과 림프절까지 폭넓게 절제하는 근치적 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위암 수술도 큰 복부 절개 없이 복벽에 5mm~1cm의 최소 절개 구멍을 통한 복강경 수술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서 교수는 “위 중하부 3분의2를 절제하는 경우 복강경 수술이 기존 개복 수술에 비해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고 치료 효과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국내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로 입증돼 표준 수술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위암은 수술 후 2~3년 이내 재발이 가장 흔하지만 수술 후 최소 5년까지는 재발 유무를 관찰하게 된다. 진행성 위암인 상태로 늦게 발견된다 하더라도 표준 근치적 절제술 이후 6개월 또는 1년 동안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받아 완치율을 높일 수 있어 낙담은 금물이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는 위암 발생률이 세계 3위이지만, 수준 높은 치료법으로 위암 생존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 만큼 꾸준히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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