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암기 위주로 출제되고 있는 9급 공무원 시험 국어·영어 과목의 출제기조가 2025년부터 직무수행 역량을 평가하고 민간 채용시험과 호환성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전면 전환된다.
인사혁신처는 2025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의 출제기조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인사처는 지난 1월 2023년 업무보고에서 출제기조 전환을 발표한 바 있다.
이인호 인사처 차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장 직무 중심의 평가 기조에 따라 앞으로 국어과목은 기본적인 국어 능력과 이해 능력, 추론 능력, 비판 능력과 같은 사고력을, 영어 과목에서는 실제 업무수행에 필요한 실용적인 영어 능력을 검증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어 문제 유형은 지식 암기를 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배경지식 없이 지문 속의 정보를 활용해 풀 수 있도록 바뀐다.
영어 과목은 실제 활용도가 높은 어휘와 어법에 대한 암기를 덜 요구하는 방식으로, 전자메일, 안내문 등 업무현장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와 형식을 적극 활용한 문제들이 출제될 전망이다.
이 차장은 “국어와 영어과목의 문제유형은 연구용역을 통해 민간기업 직무적성검사, NCS 직업기초능력평가, 텝스, 토익 등 민간 어학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을 분석해 만들어졌다”며 “최근 공무원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모의평가를 여러 차례 거쳐 오늘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출제기조가 반영된 문제 유형은 수험생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25년부터 국가·지방직 9급 공채시험 및 지역인재 9급 시험에 적용한다. 난이도 조절을 통해 기존에 수험생들이 치른 난이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수험생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출제기조 전환 형태와 동일한 예시 국어 20문제와 영어 20문제를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공개했다. 오는 20일부터는 ‘수험생 안내 영상’을 인사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할 계획이다.
인사처는 암기 위주의 출제 방식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고 타 시험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화’돼 수험 과정에서 쌓은 역량이나 지식이 실무에 활용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고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 출제기조 전환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또한 출제방향을 바꾸면 공무원과 민간, 공공기관 채용시험 간에 호환성이 올라 청년들의 시험 준비 부담이 줄어들고 더 많은 인재가 지원할 것으로 인사처는 기대하고 있다.
이 차장은 “민간이나 공공기관 채용에서 활용하는 직무적성검사, NCS의 직업기초능력평가 등에 맞춰 문제 유형을 사고력 중심으로 전환해 호환성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영어 역시 공무원 시험과 토익, 텝스 등과 같은 영어검정시험의 공부가 달라 생기는 시간, 수고 낭비를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차장은 “민간채용 시험 간의 호환성이 커지만 공공기관이나 민간 부문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공직 시험으로 유입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차장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민간이나 공공기관 취업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공무원 수험생은 민간이나 취업 전환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도 공직에 지원했다는 점에서 빠져나가는 인력이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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