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창단한 ‘스카이몬스’
현재 7명이 국가대표로 선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획득도
“전폭적인 지원으로 훈련에 전념”
지난달 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은 배드민턴 강국인 중국을 3-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정상에 오른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9년 만이다.
이날 결승에서 첫 주자로 나선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1)은 천위페이(세계 3위)를 2-0으로 꺾었다. 이어 펼쳐진 두 번째 경기 복식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배드민턴팀인 ‘스카이몬스’ 소속 선수 이소희(29)와 백하나(23) 조가 세계 1위인 천칭천-자이판 조를 2-0으로 누르면서 승기를 잡았다. 세 번째 경기 단식에서도 김가은이 허빙자오를 물리치면서 쉽게 승부를 끝냈다. 이 대회 여자 복식에서 추가로 은메달을 딴 이소희는 “앞으로 남은 선수생활에서도 몸을 잘 관리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2014년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창단한 스카이몬스 선수들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019∼2020년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던 안재창 감독(51)이 이끄는 스카이몬스 소속 남녀 선수는 모두 17명. 이 가운데 7명이 현재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여자 선수는 김소영(31)과 이소희, 채유정(28), 신승찬(28), 심유진(24) 등 5명이다. 남자 선수는 김재환(27)과 기동주(23) 등 2명이다.
이들 가운데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김소영은 올해 전영오픈 여자복식에서 1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에 이소희, 채유정과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8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서 1위를 차지한 채유정은 이번 아시안게임 혼합복식에서 아깝게 동메달을 땄다. 이 밖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복식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한 신승찬과 심유진도 국가대표다.
이렇게 스카이몬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인천공항공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지상 2층 규모(연면적 6927㎡)의 다목적 실내체육관인 ‘스카이돔’을 지어 선수들의 경기장으로 사용하게 했다. 12개의 배드민턴 코트가 설치된 이 경기장은 선수들의 훈련 시간 이외에는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중견기업 수준의 연봉을 주지만 훈련에만 전념하도록 전용 숙소와 차량, 의료용품, 대학(원) 학자금 등을 지원하고 매년 건강검진도 무료로 받게 해준다. 정기적인 전지훈련은 물론이고 국제대회 등에 출전하면 격려금을,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매달 수당(40만 원)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국제대회 입상 실적에 따라 포상금과 인센티브도 준다.
인천공항공사는 스카이몬스와 함께 사회공헌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인천 지역 배드민턴 단체 등을 대상으로 선수들이 무료 강습을 진행하고 초중고교 11곳에 후원금과 운동용품을 전달한다. 11, 12일 스카이돔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전국 배드민턴 동호인 대회’가 열렸다. 전국 동호인단체 1500개 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 이 대회에서 스카이몬스 선수들이 시범경기를 벌이고 사인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이날 대회에서 거둔 참가비 전액을 인천 지역 유소년 배드민턴팀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앞으로 열리는 국내외 대회는 물론이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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