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품목’ 지정해 제조-수입 막자
글로벌社 다우케미컬 등 공동 제소
환경부 장관 SNS에 “계속 싸울 것”
9월 발표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초안에서는 플라스틱의 제조·생산 자체를 감축해야 한다는 방향성이 제시됐다. 그러나 석유화학 및 플라스틱 제조업체 등 기업들의 반발에 실제 이를 시행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 및 수입 금지 정책이 자국 연방법원에서 ‘불합리하고 위헌적(unreasonable and unconstitutional)’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정부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의료 목적의 일부 제품을 제외한 비닐봉지, 빨대, 젓는 막대, 도시락 포장재 등 6개 일회용품을 ‘유해 품목’으로 지정해 제조와 수입을 금지했다. 이어 2025년 말까지 판매와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 정책을 내놨다.
이에 세계 최대의 일회용품 제조업체인 ‘다우케미컬’을 비롯해 ‘임페리얼오일’ ‘노바 케미컬’ 등 주요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공동으로 “정부 금지 조치가 과학적 증거가 부족한 부당한 규제”라며 연방 법원에 제소했다.
이날 앤절라 펄라네토 판사는 결정문에서 “금지 대상 플라스틱 품목들을 모두 ‘유해물질’로 지정하기엔 너무 광범위하다. 캐나다 환경보호법상 유해하다고 지정한 목록의 범위를 넘어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또 유해물질로 지정하는 데 근거가 충분치 않았고 합리적으로 정부가 주어진 권한 이상으로 행동했다”며 기업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캐나다 국민은 우리 환경에서 플라스틱을 퇴출시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보여줘왔다. 플라스틱 오염의 악영향은 과학적으로 분명한 사실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항소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정부 간 협상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 및 독성 화학물질 사용 중단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으로, 플라스틱 감축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국가다. 2019년 6월 캐나다 정부는 “하루에 약 1600만 개의 플라스틱 빨대와 매년 최대 150억 개의 플라스틱 비닐봉지가 슈퍼마켓 등에서 소비되고 있다”며 플라스틱의 단계적 폐기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의 제조·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해 향후 10년간 130만 t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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