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둘레길에서 30대 여성을 너클을 낀 주먹으로 마구 때린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최윤종(30)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모친 A씨는 “우리도 살아야 한다”며 합의금 마련에 난색을 표했다.
최윤종은 지난 8월 17일 신림동 둘레길 등산로에서 너클을 낀 주먹으로 30대 여성을 때리고 쓰러진 피해자 몸 위로 올라타 목을 졸라 숨지게 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 심리로 열린 아들의 4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아들이) 고등학교 진학 후 친구를 데려온 적이 전혀 없었고 학교 폭력을 당하고 나서 성격이 변했다”며 아들이 학교폭력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또 “허리 쪽에 멍투성이를 확인하고, ‘학교 폭력을 당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너무 외톨이로 오래 지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정신과 치료를 잘 하고 살았어야 했는데 뒷받침을 못 해줬다”고 아들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의 증상으로 2~3번 정도 병원에 간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아들이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말한 A씨는 ”사랑으로 키워야 하는데 나와 남편이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유족들에게) 죽을 죄를 지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 숙였다.
변호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마음은 있는지, 합의금 마련이 어렵다면 유족에게 사과문을 낼 생각은 있는지“를 묻자 A씨는 ”저희도 살아야 한다, 솔직히 돈 문제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최윤종은 재판장이 ”모친의 증언을 본 소회는 어떤가“라고 묻자 ”굳이 (모친이) 안 나와도 됐을 거 같은데 나왔다. 어머니는 잘 모른다. 이런 상황을 잘 모른다“고 불편해했다.
이에 재판장이 ”그래도 모친이 용기를 내서 나온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있느냐“고 하자 최윤종은 ”잘 모르겠다. 할 말 없다“고 말을 피했다.
피해자 유족은 ‘고통스럽다. 증언 시간을 제한해 달라’며 재판을 지켜보는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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