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이지만 돈도 되지 않고 힘만 든다는 기피과(외과·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는 물론이고 다른 과도 점점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22일 YTN과 인터뷰에서 “서울소재 대학병원의 경우 과거에 전공의 마치고 교수를 하겠다며 전임의하던 의사들이 꽤 있었는데 ‘아예 전임의가 사라졌다, 씨가 말랐다’고 얘기하는 과목들도 꽤 있다”며 현실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른바 기피 과목인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 의사들은 일주일에 두세 번 당직을 서면서 응급환자를 보는 등 만성적으로 의사가 부족한 상태인 반면 동네 개원의들은 실손보험을 지렛대로 비급여진료를 굉장히 많이 늘렸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대학교수와 동네 개원의의 소득 격차가 2배 가까이 벌어졌다”며 “대학병원 교수는 1억 5000에서 2억 정도 받는데 동네 개원의는 3억, 4억을 벌고 있으니 ‘대학교수 힘들게 하느니 나가서 동네 의원 해서 편하게 환자 보면서 더 높은 소득을 누리겠다’는 의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러다 보니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마치고 대학교수 되기 전 전임의를 1~2년 하는데 전임의를 하겠다는 의사가 없다. 전공의 마치고 다 동네 개원의로 빠져나간다”며 “지금 대학병원, 종합병원의 의사 부족, 동네 개원의로의 유출이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고 큰 걱정했다.
김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병원을 많이 찾는 환자가 많아 의사가 부족해 보인다’는 주장에 대해선 “우리나라 의사 수는 한의사를 포함하면 OECD 국가의 한 3분의 2, 한의사를 제외하면 56%,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인데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으면 의사는 더 필요하게 된다”며 “OECD 평균보다 우리나라는 의사가 더 필요한 나라가 되어야 맞는다”라며 정부의 의대 인원 확충계획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복지부 조사에서 대형 대학병원인 상급종합병원 네 곳 중 세 곳은 야간에 소아 응급환자 못 본다라고 응답했다”며 “세상에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는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밤에는 소아과 응급환자를 큰 종합병원에서도 못 보는 나라라니, 그러고도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방침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의사협회는 ‘의대 정원을 확대해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김윤 교수에 대한 징계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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