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 한국서 한탕하고 뜨자”…SNS서 뭉친 외국인들
한국 지하철에서 소매치기 활동을 벌인 러시아 국적의 남녀 3인조 ‘원정 소매치기단’이 구속됐다.
일당 중 한 명이 하차는 승객 진로를 방해하고, 다른 한명은 몸으로 주변 시선을 가로막고, 나머지 한명이 가방에 손을 넣는 방법을 사용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22일 특수절도(소매치기) 혐의로 러시아 국적 여성 A 씨(38)와 남성 B 씨(45), C 씨(45)를 긴급 체포해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범죄 수익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558만7000원과 백화점 상품권 154만5000원 등 총 713만2000원과 이들이 사용한 휴대전화 3대도 긴급 압수했다.
이들은 지난달 17일경부터 소셜미디어(SNS)에서 “한국에 훔칠건 많지만 사람이 많다”, “사람이 없을 때는 조심하라” 등 범행을 모의하며 지난 1일 한국에 입국했다.
세 명은 피해자의 주의를 끄는 일명 ‘바람잡이’, 주변인들의 시야를 가리는 ‘안테나’, 가방에서 지갑을 빼내는 ‘기계’ 역할을 각각 분담했다.
우선 ‘바람잡이’ A 씨가 피해자 앞에서 외투를 ‘입었다 벗었다’ 를 반복했다. 이때 ‘안테나’ B 씨가 목표물 가방 쪽에 서서 다른 승객 시선을 차단했다. 그러면 ‘기계’인 C 씨가 왼손에 든 겉옷으로 가방을 가린채 오른손으로 가방 안 지갑을 빼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일당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지하철이 매우 혼잡한 출·퇴근시간대를 노렸다. 3일과 4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열차 안에서, 8일에는 3호선 을지로3가역 승강장 등에서 범행했다.
경찰은 8일 “지하철에서 지갑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의 범행 장면을 확인했다.
잠복·미행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2시58분경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전동차 안에서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주로 잠금장치가 없는 오픈형 가방을 옆으로 멘 여성들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입국 후 9일간 총 45시간 동안 지하철에 머문 점에 따라 확인된 피해 외에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15일 이내에 범행을 마치고 러시아로 도주할 계획이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한국에 “관광과 쇼핑 등의 목적으로 온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들이 묵은 모텔을 수색한 결과 쇼핑 흔적은 없었다.
김기창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수사계장은 "지하철 내 소매치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잠금장치가 없는 가방은 옆이나 뒤로 메지 말고 앞으로 메고 탑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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