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 인근에서 상품권 거래소를 운영하는 30대 남성 임모씨는 한달 전 대형마트 위조 상품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기자가 찾은 명동 거리엔 상품권 거래소가 10곳 정도 몰려 있었다. 그중 위조 상품권 피해를 봤다고 알려진 점포 7군데를 찾아가 보니 4곳 정도만 운영 중이었다. 손님들이 드나드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반면 상품권 거래소 사이사이에 위치한 환전소에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 위조 상품권 여파 손님 ‘뚝’…상인들도 ‘조마조마’
당시 1억5000여만원 넘게 피해를 봤다는 임씨는 “주로 월말마다 대량으로 상품권 거래가 이뤄지는데 하필 그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며 “상품권만 보면 이제 ‘시한폭탄’ 같아요. 언제 또 어디서 위조라고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 말했다.
지난달 27일 명동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위조 상품권이 7억원 이상 유통됐다.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위조 상품권을 판매한 범죄수익금을 위안화로 바꿔 중국 총책에게 송금하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한달이 지난 지금도 상인들은 상품권 이야기에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업 중인 거래소에 들어가봤지만 수억대 피해를 입어 예민해진 상인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거래소에 손님들이 드문드문 들어가기도 했지만 정작 사지는 않고 금세 나오곤 했다. 한 거래소에서 나오던 50대 여성 A씨는 “백화점 상품권을 얼마에 파는지 거래소마다 물어보고 있다”며 “위조 피해가 크다고 들어서 별 차이가 안 나면 그냥 백화점 가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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