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강취 당했다”…김길수 검거 경찰관 직접 문제 제기

경찰 내부망에 '특진 과정의 진실' 글 올려
"당초와 다르게 특진 대상자 바뀌어" 주장
경찰 "선정 과정 등 사실 관계 확인하겠다"

탈주범 김길수 검거와 관련한 경찰 특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당시 현장에서 김씨를 검거했던 경찰관이 특진자 결정 과정의 문제를 직접 제기했다.<뉴시스 11월 13일, 20일 보도>

2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경찰 내부망에 현장에서 김길수를 검거했던 의정부경찰서 소속 A경사가 ‘김길수 특진 과정의 진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경사는 김길수를 검거한 직후부터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승진 대상자 결정 과정을 문제 삼았다.

A경사는 김길수 검거 직후인 6일 오후 10~11시 사이에 상급기관인 경기북부경찰청에서 승진 대상자를 누구로 하겠냐는 연락을 받았고, 팀원들의 배려로 자신이 승진자로 결정돼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김길수 지인들의 감시를 맡았던 팀에서 공적이 있다고 주장했고, A경사도 당연히 감시팀도 공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A경사의 팀에서는 해당하는 직급이 없었기 때문에 만약 특진 계급으로 경감 TO(인원)가 내려올 경우 아예 의정부경찰서에서 특진을 못할 수도 있어 검거팀에서 A경사를, 감시팀에서는 B경위를 각각 승진 후보 예비 대상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다음 날 아침 A경사는 표창을 위한 공적 조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에 경감 TO가 내려와 감시팀의 B경위가 특진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감시팀의 C경사가 특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C경사는 김길수 검거 현장엔 없었고, 김씨의 또 다른 지인을 현장에서 감시했다.

당초 결정과 다른 결과에 A경사는 감시팀에 상황을 물었고, “도경(북부경찰청)에서 그 직원을 찍어서 내려보낸거라 우리도 모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부경찰청에서는 “경찰서에서 올린 직원을 승진 상신한 것”이라고 했고, 결국 담당과장과 얘기한 결과 “감시팀에서 극렬하게 반대해 어쩔 수 없이 대상자를 B경위에서 C경사로 바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A경사는 “저희 팀한테 어떤 의견, 청취, 통보 아무런 언질도 없이 과장님과 감시조 팀이 몇 십분사이에 대상자를 바꾼 것”이라며 “말 그대로 계급장을 강취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형사 생활을 하면서 탈주범을 잡는 것은 정말로 로또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의 행운이자 영광이다. 그런데 이런 탈주범을 잡고도 계급장을 못달고 다른 팀에 이런 식으로 강취 당하는 것이 로또보다 더 큰 확률이라고 한다”며 “최근 위 내용이 이슈가 되자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 팀 공적이었다고 갑자기 말을 바꾼다. 제발 거짓말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검거 당일 특진을 경찰청에 건의하기 위해서 대상자를 파악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당시에는 TO가 어떻게 내려올지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의정부경찰서에서 회의를 통해 주공은 감시팀, 조공은 검거팀으로 정했고 TO가 만약 2명이 내려오면 검거팀에서 A경사, 감시팀에서 B경위를 얘기한 것이다”며 “그런데 TO가 1명이 내려왔기 때문에 주공인 감시팀 소속 C경사가 특진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도경에서 그 직원을 찍어서 내려보냈다’는 내용은 해당 팀장이 부담감에 그렇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며 “경찰청에서 직접 해당 논란에 대해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부경찰청 형사과에서는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경찰 내부망에 “서울구치소 도주 피의자 검거 유공자 특진 관련 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경기북부경찰청에서는 특진 대상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특진자의 공적이 주공으로 합당한지 여부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사실 관계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는 내용의 답변을 올렸다.

[의정부=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