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종합안전대책 추진… 스쿨존 271곳에 방호울타리 설치
건널목 앞에 옐로카펫존 만들어
운전자 눈에 잘 띄도록 안전 확보
“교통법규 위반 막을 방법도 고심”
산비탈에 학교가 많은 부산의 특징을 반영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안전강화 대책이 추진된다. 올 4월 부산 영도구 비탈길 스쿨존에서 굴러 내려온 화물에 학생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부산시는 2026년까지 632억 원을 들여 스쿨존 848곳을 안전하게 만드는 ‘어린이 통학로 종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대책은 4개 분야로 진행된다. 전체 예산 중 가장 많은 283억 원을 안전펜스(방호울타리) 설치에 투입한다. 비탈길의 스쿨존으로 차량이나 화물이 빠른 속도로 돌진하더라도 어린이가 다치지 않게 차도와 보도 사이에 강화된 방호시설로 보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전문가 등과 현장검증을 거쳐 방호울타리 설치기준을 세웠다. 도로의 폭과 경사도, 굴곡 상태, 차량의 평균 주행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구역별로 4개 종류의 방호울타리가 설치된다.
이 기준에 따라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평가된 A구역에는 SB(Safety Barrier)1등급 이상에 해당하는 방호울타리를 세운다. SB1등급은 8t 차량이 시속 55km 속도로 달리다 충돌해도 버틸 수 있는 강도를 뜻한다. 위험성이 가장 작은 D구역에는 일반 보행자용 방호울타리가 설치된다.
시는 2026년까지 16개 구군 스쿨존 271곳에 이 같은 방식으로 방호울타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북구 50곳, 사상구 39곳, 영도구와 해운대구 각 26곳 등이다. 이처럼 산 중턱을 지나는 산복도로 주변에 학교와 주택이 조성된 지역은 평지에 있는 주거지보다 방호울타리를 구축해야 하는 곳이 많다.
또 시는 ‘스쿨존 시인성 강화’를 위해 266억 원을 투입한다. 건널목 앞 대기 공간을 노란색으로 칠하는 ‘옐로카펫’ 등을 조성해 운전자 눈에 스쿨존이 잘 띄도록 만든다. 시 관계자는 “발광다이오드(LED)로 건널목을 꾸미거나 방호울타리에 노란색을 칠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시는 안전한 보도를 만드는 데 45억 원, 스쿨존 주변의 불법 주정차를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 설치에 38억 원 등을 투입한다.
4년간 투입될 예산은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35%씩 내고, 나머지 30%는 16개 구군이 부담한다. 이런 방식으로 내년 사업예산 181억 원을 조성한다. 올해는 국비 지원금을 더해 약 155억 원이 편성됐다. 강연수 부산시 보행권익증진팀장은 “하드웨어만 개선된다고 해서 스쿨존 교통사고를 완벽히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운전자와 보행자가 스쿨존에서 교통법규를 잘 지키게 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날 5조2479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학생과 교직원이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5081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안전한 통학로 조성 리빙랩 운영과 스쿨존 교통지도 인력지원, 노후 학교시설 개선 등이 포함됐다. 통학로 안전강화 대책에 대해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법적으로 학교 정문 밖의 어린이 안전은 부산시와 기초자치단체 등이 책임지게 돼 있지만 교육청도 학교 담벼락을 허물어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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