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역대급 유행에 의사도 화들짝…“백신 맞으면 최대 90%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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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4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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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경기 수원시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환자 진짜 많습니다. 감기 환자 줄줄이 오고요. 독감(인플루엔자) 환자도 말할 것도 없어요. 지금 밖에 보세요. 다 콜록 콜록 난리도 아닙니다. 진짜 이렇게 독감 환자를 많이 받아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24일 경기 수원시에서 가정의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한 원장은 최근 독감 증세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로 문턱이 닳을 정도라고 했다.

특히 학생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그 자녀들에게 옮은 것 같다며 독감 검사를 해달라고 찾아오는 40~50대 학부모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했다.

독감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 연령층에서 역대급 유행이 이어지고 있어 보건당국도 비상이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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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12~18일(46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의사환자 분율)는 37.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행 기준(6.5명)보다 5.7배 높은 수치인데, 지난 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봐도 2019년 8.2명, 2020년 3.3명, 2021년 4명, 2022년 13.2명에 비해 올해 역대급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개학시즌인 9월 들어 36주차(3~9일) 11.3명→37주차 13.1명→38주차 17.3명→39주차 20.8명→40주차 14.6명→41주차 15.5명→42주차 18.8명으로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다 43주차 32.6명으로 일주일 새 73.4% 폭증했다.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접어든 44주차엔 그보다 더 늘어난 39명을 기록하고, 45주차엔 32.1명으로 소폭 감소하다 지난주 다시 37.4명으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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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연령층의 확산세는 더 심각하다. 초등학생 연령층인 7~12세는 44주차에 90.8명으로 역대급 기록을 찍기도 했다.

45주차엔 71명으로 그 기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지난주 46주차에 다시 84.6명으로 폭증했다.

중고등학생 연령층에서도 연이어 기록을 세우고 있다. 7~12세처럼 증가세를 쭉 이어오다 44주차에 84.8명을 기록하고, 45주차에 77명으로 한풀 꺾이는 듯하더니 지난주엔 87.3명으로 이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기록했다.

학생 연령대의 무서운 확산세는 청장년층에도 옮겨 붙고 있다. 독감 의사환자분율이 10월 중순까지는 10명대를 기록해오다 10월 22~28일(43주차)에 30.3명으로 급증했고, 44주차 38.3명→45주차 34.9명→46주차 39.1명으로 확산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역대급 유행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라진 면역력이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으면서 지역사회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여기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난 게 된 것”이라며 “날씨가 추워지고 방역이 완화돼 바이러스가 돌기 좋은 환경이 됐는데 사람들은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 보니 환자가 폭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유례없는 독감 유행에 보건당국도 비상이다. 비축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풀고 예방접종 독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그동안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 1288명분을 비축해왔고, 이번에 25만명분을 공급하기로 했다”며 “상황을 관찰해 보고 추가로 필요하면 더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치료제가 나와도 독감에 걸리지 않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전문가들은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국민이라면 꼭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독감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방어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맞는 것이 좋다.

질병청 관계자는 “건강한 성인은 백신 접종만으로 독감을 70~90% 막을 수 있고, 중증과 사망 위험을 낮춰주기 때문에 반드시 맞을 필요가 있다”며 “단체생활을 하는 아동·청소년의 유행이 유례없이 계속되고 있어 아동·청소년은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예방접종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김정한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은 후 발생하곤 하는 고열과 몸살 때문에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정상적인 면역 작용이므로 기피하지 말고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며 “백신을 꼭 맞고 개인위생 관리에 힘써 독감과 코로나19의 ‘트윈데믹’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감 백신은 전 연령이 지정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맞을 수 있다. 어린이와 임산부, 65세 이상은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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