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취업걱정 없어” 北사이트에 시 응모해 당선된 60대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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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7일 0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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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선전체계로 활용한 유튜브 채널.뉴시스
북한 당국이 선전체계로 활용한 유튜브 채널.뉴시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가 벌인 작품경연에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취지의 시를 응모해 당선된 60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이종민)은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 및 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68)에게 총징역 1년 2개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6년 9월 우리민족끼리에 우회 접속해 '통일의 방도'라는 제목의 이적표현물을 보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누범기간 중 장기간에 걸쳐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를 미화·찬양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이적표현물 상당수를 제작·반포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재판 중 범행 일체를 인정한 점, 게시 행위를 넘어 기본질서를 전복·저해하기 위한 폭력적 행동을 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 씨가 올린 글에는 북한식 사회주의 통일이 이뤄지면 무상주택·직업·무료교육·무료의료·무과세 등이 주어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A 씨는 ‘전셋집을 찾아 해매일('헤매다'의 오기로 보임) 필요가 없다’, ‘직장이 없어 절망으로 나날을 보낼 일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할 일이 없다’고 적었다. 또 ‘북녘의 겨레들은 이미 통일을 위하여 뭉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남녘의 겨레들이여 우리도 통일을 위하여 모두 함께 뭉치고 앞으로 나아가자’라고도 썼다.

A 씨 2016년 초 이 사이트에서 작품 경연을 연다고 공고하자 관리자의 이메일과 사이트 독자투고란에 글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글은 같은 해 11월 당선작으로 뽑혔다. A 씨는 당선작으로 선정된 직후 해당 글을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13년 포털 뉴스에 게재된 북한군 관련 기사에 북한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댓글을 썼다. 2014∼2017년 국내 포털사이트나 블로그에 이적표현물 72건을 재게시하거나 이메일함에 보관한 혐의 등도 받았다.

A 씨는 과거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로 기소돼 징역 총 10개월이 선고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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