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주 여성이 한국에서 낳은 1㎏ 미만의 세쌍둥이가 국내 의료진의 치료를 통해 생존 확률 20%를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27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베트남 이주 여성 A 씨(26)는 임신 23주 만인 지난 7월 17일 이 병원에서 세쌍둥이를 낳았다.
세쌍둥이의 체중은 각각 660g, 550g, 540g으로, 모두 1㎏ 미만인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였다.
보통 임신부는 38~40주에 출산하며 37주 전에 출산한 아이는 미숙아로 불린다. A 씨의 아이들은 미숙아보다 훨씬 덜 성장한 상태로 태어나 초극소 미숙아로 분류됐다.
세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전문적인 소생술이 없으면 사망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산부인과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도 모여 세쌍둥이에게 소생술과 처치를 했다.
세쌍둥이는 뇌출혈, 동맥관 개존증, 망막증, 장폐색, 장천공, 패혈증, 만성 폐질환 등 각종 중증질환을 이겨내야 했다. 생존율은 고작 20% 정도였지만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분과의 모든 교수진과 전공의,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24시간 정성껏 치료에 임했다.
세쌍둥이는 소아외과·혈관외과·성형외과·피부과 등 여러 과의 협진으로 수술을 받으며 많은 위기를 넘겼다.
세쌍둥이가 생사의 갈림길을 넘을 때마다 병원비도 급격히 늘어났다. 현재까지 누적된 병원비만 약 4억 원이다. 세쌍둥이의 엄마인 A 씨뿐 아니라 아빠도 베트남 이주 노동자여서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하기에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병원 사회사업팀은 후원 기관과 연계해 병원비 2억 원가량을 마련한 상태다.
박가영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쌍둥이가 무호흡과 장루형성술 등 여러 차례 큰 위기와 수술을 잘 이겨내 주치의로서 매우 대견하고 큰 보람을 느낀다”며 “퇴원 후에도 외래 진료를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아이들 이름이 느, 흐엉, 난인데 ‘똑같은 꽃’이라는 의미”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세 아이에게 똑같은 치료 기회와 생명을 주신 의료진, 후원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의료진의 극진한 보살핌 덕에 첫째는 지난 18일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2.6㎏의 체중으로 퇴원했다. 둘째와 셋째도 체중이 좀 더 늘면 장루복원 수술 후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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