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달 ‘서울 동행맵’ 출시
‘최적 경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역에서 버튼 누르면 역무원 호출
저상버스 탑승도 앱으로 예약 가능… 시각장애인 전용 서비스도 추진
서울 은평구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인근에 사는 장애인 A 씨는 종로구 경희궁에 가기 위해 ‘서울 동행맵’(가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켰다. 단순 최단 경로를 보여주는 일반 길 안내 앱과 달리 동행맵은 휠체어가 접근하기 어려운 경사로와 계단을 제외한 ‘최적 경로’를 제시했다.
안내된 길을 따라 연신내역에 도착한 A 씨의 휴대전화 화면에 ‘역무원 호출 버튼’이 떴다. 버튼을 누르자 역무원이 나와 A 씨를 위한 휠체어 리프트를 가동했다. 환승할 때도 서울 동행맵을 활용해 미리 예약한 702A번 저상버스(차체가 낮고 계단 대신 경사로가 설치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 경사로와 계단 없는 맞춤형 길 안내
이는 장애인 등 ‘교통 약자’가 다음 달 출시되는 서울 ‘통합 교통 서비스 플랫폼’의 동행맵을 활용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서울시는 이 앱을 통해 △맞춤형 길 안내 △위치 기반 저상버스 예약 △지하철 역무원 호출 △장애인 콜택시 앱 연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교통 약자를 위한 ‘맞춤형 길 안내’ 기능을 구현했다. 이는 일반 길 안내 앱이 계단 등이 포함된 최단 거리를 사용자에게 제시해 교통 약자들은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이다.
서울시는 맞춤형 길 안내를 위해 시내 지하철역 400곳의 반경 300m 보행 구간을 전수 조사했다. 또 보행로의 유효 보도 폭 1.2m 이상, 경사도 12% 이하, 단차 2cm 이하 등 교통 약자들이 통행 가능한 길을 선별해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다. DB를 바탕으로 엘리베이터와 휠체어 리프트가 있는 지점을 우선 안내하고, 보도 폭이 좁거나 경사로가 높은 구간은 길 안내에서 제외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역의 95%가 장애인들이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1역사 1동선’을 충족하고, 저상버스 도입도 71.9%에 이르고 있다”면서도 “정작 대중교통까지 도달하는 길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앱을 활용하면 교통 약자들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안내받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대중교통은 교통 약자들의 주요한 이동 수단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울 시민이 하루 평균 이용한 대중교통 685만7037건 중 장애인과 어르신 등 교통 약자의 비율은 11.8%(80만9191건)에 달한다.
● 저상버스 예약, 역무원 호출도 가능
저상버스 예약 기능도 교통 약자들의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저상버스를 예약하려면 운수회사에 직접 전화해야 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서울 동행맵을 이용하면 앱에서 탑승하려는 저상버스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예약할 수 있다. 승·하차 지점과 시간 등 탑승자 정보를 전달받은 버스 기사는 탑승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지하철역 역무원 호출 서비스 ‘콜 버튼’도 교통 약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까진 역무원을 호출하려면 지하철역 전화번호를 일일이 검색한 뒤 역무원과 유선 통화를 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앱에서 바로 버튼을 눌러 역무원과 통화를 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원격 하차벨과 횡단보도 음성 안내 등의 서비스도 추가될 예정”이라며 “그동안은 엘리베이터나 저상버스 설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교통 약자들의 실질적인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세심한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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