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 환자가 담배 끊었더니…“췌장암 발병 위험 급감”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28일 10시 47분


췌장암 위험 높은 당뇨병 전단계·당뇨병 환자
금연시 췌장암 위험 비흡연자에 가깝게 감소

국내 연구진이 고혈당 환자의 흡연 상태(흡연·금연)와 췌장암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 위험이 높은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 환자가 흡연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매우 높게 증가하는 반면, 금연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비흡연자에 가깝게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약 10%에 불과할 만큼 매우 치명적인 암으로, 췌장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전 세계적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혈당이 높으면 췌장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고혈당인 사람들이 흡연과 금연을 했을 때 췌장암 위험이 각각 어떻게 달라지는지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정보를 활용해 952만 명에서 발생하는 췌장암 위험을 흡연과 금연 상태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2010년부터 2018년 총 1만5245명이 췌장암을 새롭게 진단받았고 혈당이 높은 사람들이 흡연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매우 높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정상 혈당인 사람이 흡연을 하면 췌장암 위험이 1.5배 증가했지만 당뇨병 전단계·당뇨병 환자가 흡연을 하면 위험이 각각 1.8배, 2.7배로 증가했다. 반면 혈당이 높더라도 금연을 한 경우, 특히 20갑년(매일 담배 1갑씩 20년을 피운 경우) 이하로 비교적 짧은 기간 흡연했다 금연한 경우에는 췌장암 위험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하게 감소했다.

박 교수는 “췌장암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혈당이 높은 사람들에서 금연의 이득이 매우 크다”며 “흡연을 할 경우 췌장암 위험이 매우 높게 증가하지만, 그렇게 높게 증가한 위험을 금연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흡연 기간이 짧은 경우 금연을 했을 때의 이득이 더 분명해 이른 시기에 금연을 하려는 노력이 췌장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종양학 분야 학술지인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저널 ‘Journal of the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2023년 11월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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