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냥이나 낚시용 불법 무기를 직접 조립해 판매한 태국인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약 2년 동안 6500만 원 상당의 사제 발사 장치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에 따르면 태국인 A 씨(29)는 돈을 벌기 위해 2018년 국내에 들어왔다가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 접하고 불법 무기를 제조하는 방법을 익히게 됐다고 한다. 경남에 있는 한 농가에서 일하던 A 씨는 부인 B 씨(40)를 만나 2021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함께 불법 무기를 제조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직접 제작한 석궁 형태의 고무줄 작살총으로 잡은 팔뚝만 한 물고기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십 장 올리면서 ‘구매를 망설이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A 씨 부부는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위챗을 통해 4만 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한 뒤 화살촉, 쇠구슬 등과 함께 ‘무기 조립 세트’라며 10만~15만 원에 판매했다. 그런 뒤 자신이 만든 사제 무기를 조립하거나 사용하는 방법을 1시간가량 라이브로 방송해 영상으로 올렸다.
경찰은 불법 무기가 강력범죄에 악용될 가능성 등을 고려해 A 씨를 불법 무기를 판매한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9월 15일 검거했다.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던 B 씨는 일주일 뒤 국내에서 추방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법 판매로 아내와 떨어지게 돼 후회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부부로부터 낚시와 사냥 목적으로 불법 무기를 산 태국인 9명도 함께 검거했다. 내국인에게는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가 만든 사제 발사 장치가 예상보다 정교해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테니 기증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부부가 만든 무기 중엔 배율까지 조절할 수 있는 조준경이 있어 30m 거리에서도 조준이 가능했고 관통력도 뛰어났다고 한다.
경찰은 화살촉의 경우 15cm 거리에서 사람을 향해 쐈을 때 7~10cm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위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화살촉엔 목표물에 적중되면 빠져나가지 않도록 보조날개도 달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제 발사 장치의 위험성을 지속해서 알리고 유통을 막아 강력범죄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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