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왕 뽑은 KAIST…교수·학생 84명에 ‘QAIST’ 특별포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8일 17시 23분


2023 KAIST 큐데이 시상식.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2023 KAIST 큐데이 시상식.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에 재학 중인 이준원 씨(24)는 지난 봄학기 전공 수업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직접 문제를 만들었다. 수업 교과서나 교재에 출제되지 않은 형식의 이 문제를 담당 교수와 100여 명의 학생이 함께 풀이했다.

이 씨는 학과 수업 내에서 문제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지난 2017년부터 6년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1300개의 궁금증이나 질문을 만들어 노트에 손으로 적어 기록했다. ‘전문직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저품질 잉여 생산품의 재가공과 이를 통한 소비자 유인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등 경제와 학술적 내용의 질문들을 습관처럼 기록했다.

KAIST는 2021년부터 질문하는 인재양성, 창의적 연구 등의 교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신문화전략 ‘QAIST’을 시작했다. 창의교육(Q), 연구(A), 국제화(I), 기술사업화(S), 신뢰와 소통(T) 등 5개 분야다. 캠퍼스 문화를 확산을 위해 올해 처음 열린 큐데이 행사에서 Q 부문 수상자인 이 씨를 포함 41개 팀 84명이 포상을 받았다. 7개 팀은 특별 강연도 진행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인체와 질병’ 과목을 강의하는 구태윤 의과학대학원 교수도 Q 부문을 수상했다. 이 강의는 시험이 없다. 학생들은 대신 인체 및 질병과 관련된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질문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온·오프라인으로 이에 대해 답을 찾거나 토론을 진행한다. 사람 눈에는 맹점(盲點, 시세포가 없어 물체의 상이 맺히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왜 이를 인지하지 못할까?’, ‘지문은 사람마다 왜 다를까?’ 등이 수업에서 학생들이 만든 질문 사례다.

KAIST에서 ‘질문하는 학생’과 ‘질문하는 수업’이 확산된 데는 QAIST 전략의 일환으로 학교 전체적으로 ‘문제 내는 문제 제도’가 자율적으로 시행되면서다. 교수는 물론 학생들도 직접 문제를 만들어 수업에 제시하는 것도 그 제도를 실천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이도헌 KAIST 교무처장은 “더 많은 구성원들이 KAIST만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캠퍼스 문화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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