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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만원 해주면 좋겠어”…자영업자들, 김영란법 식비 상향 소식에 ‘화색’
뉴스1
업데이트
2023-11-29 09:22
2023년 11월 29일 09시 22분
입력
2023-11-29 09:21
2023년 11월 29일 0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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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물가가 3년 연속 5% 넘게 오르고 있는 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음식점 메뉴판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3.11.6/뉴스1
“이왕 해줄 거 10만원은 해줬으면 좋겠어요.”
서울 종로구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서모씨(62)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2016년 법 시행 후 7년째 식사비 한도가 인당 3만원으로 묶여있는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현실화 소식 때문이다.
서씨가 운영하는 식당은 짜장면 등 단품도 판매하지만 인당 5만원이 훌쩍 넘는 중식 코스가 주력 메뉴다. 서씨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많이 파는 게 좋지 않냐”며 “근방에 공무원들도 많은데 오랜 시간 김영란법 때문에 알게 모르게 피해를 많이 봤다”고 토로했다.
이어 “5만원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내친김에 두 배 이상으로 더 올려줬으면 좋겠다”며 소리 내 웃었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에서 청탁금지법상 음식물 가액범위 조정과 관련해 열린 외식업 이해관계단체 및 종사자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16/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김영란법에 대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주 “시간과 여건 등을 비춰 봤을 때 우리가 조금씩 현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식사비 상향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김영란법은 2016년부터 시행에 들어가 올해로 7년째를 맞았다. 당시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교직원, 언론인 등이 1인당 식사 접대비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이상을 제공받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물가가 오르고 농축산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식사비를 제외한 농축산 선물 가액 등은 수차례 상향 조정됐지만 식사비는 3만원으로 유지됐다. 그사이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 고물가와 높은 임금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현재 논의 중인 5만원으로 식사비 상승이 자영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경제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오래간만에 들리는 긍정적인 소식에 자영업자들도 이번 논의를 반기는 모양새다.
◇“사람들 김영란법 잘 지켜…5만원 인상 부족하지만 체감 있을 것”
먹거리 물가가 3년 연속 5% 넘게 오르고 있는 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음식점 메뉴판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3.11.6/뉴스1
사람들의 인식과 다르게 자영업자들은 7년간 시행해 온 ‘김영란법’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적은 금액이라도 ‘식사비’ 한도를 상향하면 체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서울 종로구에서 고급 한식집을 운영하는 임모씨(50대)는 “업무로 오는 공무원들은 금액에 맞춰 법인카드를 쓴 뒤 남은 금액을 철저하게 개인카드로 결제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처럼 경기가 안 좋아서 저녁에는 손님 규모가 작은 상황이다”며 “5만원으로 한도가 상향된다고 매출에 당장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지역에서 돼지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0대)도 “5만원이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장사하는 입장에선 올리는 게 좋지 않겠냐”며 “일단 올리고 효과 좋으면 더 올렸으면 좋겠다”고 환호했다.
물론 어려운 상황 속 상향 금액이 물가 상승률에 많이 미치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50년 넘게 복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오른 인건비, 재료비 등 고려하면 2만원 올린다고 그동안 내리막만 걷던 매출이 반등하진 않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같은 사람은 올려주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언젠간 볕들 날이 오지 않겠냐”고 멋쩍게 웃어 보였다.
◇시민들도 “법 현실 반영 못해…주류세도 낮춰야”
대다수 시민도 법이 현실성을 반영 못 한다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더 발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10년 차 윤모씨(36)는 “7년 동안 국밥 한 그릇에도 1만5000원이 넘어버린 상황에서 식사비만 변동이 없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것”이라며 “고물가를 반영해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터주는 게 차라리 낫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김영란법만 개정할 것이 아니라 물가가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주류세를 낮추는 등 자영업자뿐 아니라 서민들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행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6년째 공무원으로 일하는 김모씨(31)도 “우리 같은 경우는 업무 미팅을 할 때 뒤탈 없게 하려고 철저하게 3만원을 지킨다”며 “한도를 올려주면 조금이나마 자영업자들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당) 5만원이면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법의 취지를 흐리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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