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상대 손배소 고법 승소 후 첫 수요시위
"강제동원 제3자 변제처럼 팔아먹을 건가"
"日 눈치보느라 눈감아…누구의 정부인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수요집회에서 우리 정부의 신속한 판결 이행을 촉구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시민단체들은 29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구회근) 심리로 열린 고(故) 곽예남 할머니 등 16명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NHK 등에 따르면 이후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은 지난 26일 부산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만나 한국 고등법원의 배상 판결이 일본으로선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적당한 대응을 강구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해결을 한일 양국 정부가 확인한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 ‘피해자 권리를 인정한다’는 이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 입장 표명이 그렇게 어려운가”라며 “‘2015 한일 합의’를 들먹이는 것은 또다시 사법 농단을 통해 피해자들의 권리 실현을 지연시키거나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처럼 피해자들의 기본권을 팔아먹겠다는 의지의 표명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자국민의 피해와 권리 구제에 눈을 감는 한국 정부는 도대체 누구의 정부인가”라며 “한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를 받아들임으로써 ‘2015 한일 합의’라는 정치적 해결 방안을 사실상 부정한 법원 판단을 즉각 수용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 정부는 피해자가 한 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역사적 과오를 직시하고 재판 결과를 신속히 이행하라”고 전했다.
수요시위 참가자들도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더 이상 과거와 문제 해결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며 “일본으로부터 어떤 책임 인정과 사죄도 받지 못하는 한국 정부는 반성하고, 지난 23일 승소 판결에 따라 법원의 판결 이행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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