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여행서 빈대 발견시 전액 환불” 조치도…국내 호텔가 ‘비상’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30일 14시 19분


파라다이스, ‘여휴’ 캠페인 진행…워커힐, 침구류 방역
호텔 업계 “빈대 문의 증가…예약 취소는 없어”

한국 여행 도중 빈대를 발견하면 전액 환불해주겠다는 해외 여행사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빈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텔업계는 빈대에 대한 여행객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위생 기준을 강화하는 등 힘쓰고 있다.

3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호텔은 고객이 빈대 걱정 없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여휴(餘休) 캠페인’을 진행한다.

여휴는 여유와 휴식의 합성어다. 파라다이스시티와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전문 방제업체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호텔 위생 관리 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상시 모니터링, TF팀 구성 등 고객 안심 서비스 제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특히 호텔 전역에 대한 방역 활동을 확대한다. 층마다 고온, 고압 스팀 살균 기기를 도입하고 빈대와 같은 해충 유입을 예방한다.

중대재해예방을 전담하는 안전보건 총괄 조직, 방역 및 위생 관리를 전담하는 TF팀 가동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역시 전문 방역 업체와의 협력으로 매트리스 등 침구류에 대한 방역을 진행한다.

객실 정비 시 인체에 무해한 소독을 진행하고, 해충 기피 스프레이를 살포한다. 침대 다리 및 주변부에도 살충제를 도포한다.

특히 하수구 및 창문, 가구 뒤 등 해충이 이동할만한 경로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빈대는 국내에서 1960년대 새마을 운동과 1970년대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면서 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 등을 비롯해 외국에서 빈대가 퍼지며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 시내 호텔 외국인 투숙객 비율은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189건의 빈대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국내 빈대에 대한 걱정이 커지자 홍콩 여행사 ‘윙 온’은 다음 달 1일부터 이듬해 2월29일까지 한국을 여행하다가 호텔이나 버스, 식당에서 살아있는 빈대를 발견하는 첫 번째 고객에게 여행 비용 일부를 환불하겠다는 공지를 내놓기도 했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지는 않지만 긴 주둥이로 사람의 피를 빨아먹어 물리면 참기 힘들 정도로 가렵게 만든다. 2차 감염에 의한 피부 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심하면 신경과민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면증까지 걸릴 수 있다.

휘닉스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투숙 예정객들로부터 빈대 출몰 여부와 관리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예약 취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아직 없지만 빈대로 인한 찝찝함을 토로하는 유선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호텔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안심하고 호캉스를 즐길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제 매뉴얼을 토대로 한 서비스 제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안전 사항 준수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밀착 점검하는 것은 물론 사후 관리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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