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3.12.01. 뉴시스
지하철 탑승 시위 대신 ‘침묵 선전전’을 하겠다고 밝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일 서울교통공사(서교공)의 제지로 혜화역 승강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전장연은 당초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할 예정이었으나 시위 직전 입장문을 내고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하고, 지금 국회에서 진행되는 2024년도 예산에 대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겠다”며 “대신 혜화역 승강장에서 침묵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예산”이라며 “당초 3350억 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모두 깎여 현재 271억 원만 남아 있는 상태지만 이것만이라도 통과시켜달라는 의미에서 지하철 탑승 대신 침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시민들의 관심이 없으면 예산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1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중 퇴거 요구를 받고 역사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12.01. 뉴시스전장연 활동가 10여 명은 이날 오전 7시 50분경부터 혜화역 3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를 통해 승강장 근처로 모여들었다.
이에 서교공 관계자는 “2인 이상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모이면 시위”라며 진입을 막았다. 혜화역장도 “즉시 시위를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하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외쳐왔다”며 “그런데 그걸 불법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접근조차 못 하게 한다는 것은 서교공의 공무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서교공 측과 언쟁을 이어가던 박 대표 등 전장연 관계자는 오전 8시 3분경 혜화역 승강장 진입을 포기하고 개찰구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관련 호소문을 읽었다.
박 대표는 “시민 여러분, 법에 명시하고 국가가 계획을 세워도 지켜지지 않은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며 “국회에서 예산이 심의될 때까지 매일 오전 8시 혜화역에서 침묵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교공은 지난달 23일 “전장연의 시위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최고 수위 대응을 선포했다. 공사의 3단계 대응책은 △역사 진입 차단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모든 불법행위에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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