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는 도중 그를 흉기로 찌른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이원재)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월 20일 오전 3시 30분쯤 자신의 집에서 30대 남자친구 B 씨를 흉기로 3차례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범행 당시 이동하며 때리지 않았고 피고인 별다른 경고 없이 곧바로 흉기를 휘두른 것은 자기방어 행위보다 별로의 가해 행위”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가 심하고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 다만 사건 당시 피해자가 먼저 폭행한 점, 겁을 먹은 피고인이 이성을 잃고 범행한 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 피해 변제나 합의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당시 A 씨는 B 씨와 말다툼을 하고 있던 중 B 씨가 자신의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하자 주방에 있던 흉기로 그를 찔렀다. B 씨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당시 행위는 남자친구로부터 맞아 극도의 공포심을 느낀 상태에서 한 것으로 방위 정도가 지나친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과잉방위’는 정당방위를 넘어선 행위라며 “형을 감경받거나 면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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