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뚝 떨어지면 눈에도 중풍 온다…의심증상은 ‘이것’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3일 07시 23분


겨울철 혈압 상승해 눈 중풍 발생 위험 커져
고혈압·당뇨 등 앓는 50대 이상 발병률 높아

기온이 뚝 떨어지면 눈 혈관이 막히는 망막혈관폐쇄, 이른바 ‘눈 중풍’이 발생할 위험이 커져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50대 이상이 눈이 침침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졌다면 ‘노안’이 아닌 ‘망막혈관폐쇄’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망막 혈관 폐쇄란 망막에 있는 혈관이 다양한 이유로 막혀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눈으로 가는 혈류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겨울철 망막혈관폐쇄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망막혈관폐쇄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7만6502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27% 증가했다. 특히 50대 이상 환자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으면 발병률이 높다.

망막혈관폐쇄는 혈관이 막힌 부위에 따라 망막동맥폐쇄와 망막정맥폐쇄로 구분된다. 망막 동맥이 폐쇄돼 혈액 공급이 막히는 망막동맥폐쇄는 대개 별다른 통증은 없지만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는 응급 안과 질환이다. 자칫 실명까지 야기할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응석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급격한 시력저하 외에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어 위험한 질환”이라면서 “증상이 심하면 실명할 수 있어 발병 2시간 내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다. 망막동맥폐쇄가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시력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비교적 흔한 망막정맥폐쇄는 대개 한쪽 눈의 혈액을 망막 밖으로 내보내는 정맥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망막정맥으로 가는 혈류가 원활하지 않으면 망막에 허혈이 생기고 망막 중심인 황반에 부종이 발생해 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또 망막의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기고, 유리체에 출혈이 생겨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망막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신생혈관을 막기 위해 레이저 치료인 범안저 광 응고술을, 황반 부종이 확인되면 황반부에 격자모양 광 응고술을 시행한다.

망막혈관폐쇄는 50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기 때문에 시력 감퇴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을 노안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망막동맥폐쇄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넘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보통 한쪽 눈에서만 발생하는 망막정맥폐쇄는 반대편 눈에는 이상이 없고 잘 보이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한번 손상된 망막 혈관은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수가 없어 평소 망막혈관폐쇄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김 교수는 “망막혈관폐쇄를 예방하려면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면서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적정 체중 유지,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정기검진을 통해 혈관·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40대부터는 1년에 1~2회 이상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저는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신경부분인 망막, 망막혈관, 시신경유두 등을 종합적으로 일컫는다. 안저검사는 망막과 시신경 상태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기본 정밀검사다.

비만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주요인이 되기 때문에 평소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음주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삼간다. 흡연은 좁아진 동맥에 혈전을 형성시키고 동맥경화증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금연은 필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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