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권리 보호를 위해 팔 걷는 자치구
[구로구] 아동학대 조사 방안 개선
[금천구] ‘아동권리 옴부즈퍼슨’ 위촉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명. 이마저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행복한’ 어린이들을 찾는 것도 하늘에 별 따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어린이청소년행복지수(2021년 기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꼴찌였다.
이제껏 어린이들의 권리를 개인 또는 가정의 소관으로 치부해왔던 것과는 반대되게 서울의 일부 자치구는 어린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주목된다. 구로구(구청장 문헌일)는 학내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된 조사 방안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금천구 아동권리 옴부즈퍼슨’을 위촉해 아동정책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막는다
구로구는 학내 아동학대 신고 시에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구로구에 따르면 교사들이 정당하게 교육·지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로 신고가 되는 사례가 발생해왔다. 이에 구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방지하여 실제 피해 사례에 집중한다는 계획. 또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조사가 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여 어린이가 회복할 수 있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을 공문을 통해 명시한다.
우선 구는 초중고 현직 교사 12명으로 ‘교육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했다. 아동학대 사안을 조사할 때 자문단의 의견을 수렴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
또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해 교사 또는 교감, 교장이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학대를 판단할 때 참작 사유가 될 수 있는, 아동의 수업 방해 같은 문제 행동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아동학대 신고를 조사할 시에 수사기관의 판단과 구별하기 위해 일부 용어를 순화하는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구는 아동학대 조사결과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할 때 ‘학대행위자’ 같은 단어를 ‘사례관리 대상자(보호자·성인)’로 바꿔 표현하기로 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어린이와 교사 모두가 존중받으며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동권리 침해 정책 발굴한다
금천구는 아동권리 전문가 3명을 지난달 ‘금천구 아동권리 옴부즈퍼슨’으로 위촉했다. 금천구 아동권리 옴부즈퍼슨은 △임규선 법무부 변호사 △손진희 숭실사이버대 교수 △김미정 금천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구의 정책과 제도 등에 어린이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은 없는지 면밀히 살피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전문성을 발휘해 조사하고 피해 아동을 구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구는 “아동의 4대 권리인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이 침해당하는 사례가 발생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거나 아동권리를 증진하는 방안에 대해 건의하고 싶은 주민은 옴부즈퍼슨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천구 홈페이지 내의 ‘아동권리 옴부즈퍼슨’ 메뉴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한 뒤에 금천구청 아동청소년과에 직접 제출하면 된다. 이메일 또는 우편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금천구의 모든 어린이들의 권리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조언을 부탁드린다”며 “앞으로도 어린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