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논란’ 광장시장 다시 가보니…내년부터 정량제 추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4일 16시 07분


양 적은데 비싸 논란 휩싸여
카드 거부 현금 결제 요구도
외국인들 “양이 적긴 하다”


서울 최대 규모 재래시장이자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광장시장이 바가지 요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외국인들은 “한 번이니까 비싼 가격을 감수한다”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전집이 턱없이 적은 양의 모듬전 한 접시를 15000원에 판매해 논란이 일었다.

광장시장 상인회의 10일 영업정지 처분에도 부정적인 인식이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그럴 줄 알았다’ ‘이제 광장시장 안 간다’ ‘양심이 없다’ 등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빈대떡이나 육회를 먹기 위해 광장시장을 자주 찾았다”며 “그런데 최근 외국인을 상대로 가격을 과하게 받았다는 사실을 접했고 앞으로는 굳이 광장시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뉴시스가 광장시장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온라인상의 부정적 여론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육안상 10명 중 8명꼴로 외국인이었는데, 관광으로 온 만큼 비싼 가격을 감수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일본인 카나(27)는 “맛있는 게 많다고 해서 광장시장에 음식을 먹으러 왔다. 좀 비싼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이니까 하고 먹고 즐기다 간다”며 “가격 논란이 있는지는 몰랐다”고 했다.

미국인 제임스(42)는 “가족이랑 같이 놀러 왔는데 호떡 같은 음식 말고는 양이 많지 않은 듯하다”면서도 “그냥 먹는다”고 웃었다.

목포에서 온 곽민희(35)씨도 “광장시장이 바가지 씌운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래도 한국인이니까 덜하지 않을까 하고 왔다”며 “크게 비싼 건 모르겠지만 카드 결제보다는 현금을 원하는 눈치는 확실히 있다. 그래서 계좌이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상인들도 최근의 논란을 의식하고 있었다.

빈대떡을 판매하는 한 점주는 “최근에 광장시장 이슈가 있었던 걸 알고 있어서 신경쓰이고 조심스럽다”면서도 “음식 양이 너무 적지는 않은지 더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들은 가격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입을 굳게 다물었다. 광장시장상인회 역시 논란을 의식한 듯 취재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해 정량표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품목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추후 대책이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링 요원인 ‘미스터리 쇼퍼(위장 손님)’ 시장으로 보내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상인회도 자체적으로 시장 내 점포를 수시 점검해 위반 업체에 관해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내릴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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