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포상’ 광주시 우수정책…알고보니 ‘아이디어 모방’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5일 10시 49분


광주시청 전경./뉴스1 ⓒ News1
광주시청 전경./뉴스1 ⓒ News1
광주시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한 정책제안을 우수제안으로 선정하고 200만원의 상금을 지급했다가 감사에 적발, 회수조치에 들어갔다.

5일 광주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감사위는 광주시에 국민제안 선정 사업과 관련해 부적정하게 지급된 상장과 200만원의 부상금을 회수조치토록 통보했다.

도용한 아이디어로 광주시 국민제안상을 받은 A씨에게는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훈계·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정책제안 우수제안자’를 선발, 부상금 200만원을 지급하고 상장을 수여했다.

정책제안은 시민이 정책에 참여하는 길을 열고 함께 대안을 만드는 협력 제도로, 시정발전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제안할 수 있다.

각종 현안 개선에 도움이 되는 새롭고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안글을 국민신문고에 올리는 식이다.

다만 다른사람이 취득한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저작권에 속하는 내용이거나 이미 채택된 제안과 내용이 동일한 것, 이미 시행 중인 사항 등은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한 공직자가 2018년에 국민신문고 안의 국민생각함(공무원 의견란)에 게재했던 전기자동차 충전소 관련 아이디어를 대부분 모방해 광주시에 정책제안했고, 광주시는 이를 확인하지 못해 우수제안으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 측은 “국민제안은 정책수요자인 시민과 소통해 행정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구체성이나 창의성 등이 미흡해도 시 정책에 반영할 수 있으며 접수된 대부분의 제안이 보편성과 포괄적 유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제안 채택에 엄격한 배제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감사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신문고에 발제된 게시물의 저작권은 회원에게 있고, 저작권법상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발생해 어떤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사위는 “국민신문고는 누구나 정책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검색할 수 있는 국민 정책참여 플랫폼으로 광주시는 공직자들의 국민생각함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모든 실과에 문서를 발송한 점 등을 살펴볼 때 손쉽게 저작권 위반 여부를 확인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감사위 결정에 광주시는 “정책제안 심사에서 다른 시·도의 중복채택 조회요구 등 여러 확인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국민생각함 부분은 검토하지 못했다”며 “부적절하게 지급된 시상금은 회수조치하고 추후에는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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