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 아니면 고득점자…韓, 수학 성적 양극화 OECD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5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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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해 실시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성적 양극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권이 사라지고 수학 고득점자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만 양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간) OECD가 공개한 PISA 2022 결과에 따르면 OECD 회원국 37개국 중 한국의 수학 순위는 1~2위(평균 527점)로 최상위권이었다. 읽기는 1~7위(515점), 과학은 2~5위(528점)로 상위권이었다. OECD 평균은 각각 472점, 476점, 485점이었다.

PISA는 만 15세 학생의 수학, 읽기, 과학 학력을 측정하는 성취도 조사다.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모집단인 해당 국가의 순위는 오차를 고려해 ‘최고~최저’ 범위로 제시한다. 가령 이번 조사에서 수학 평균점수는 일본이 536점으로 한국보다 9점 높지만, 두 국가의 순위는 모두 ‘1~2위’로 표기됐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81개국 약 69만 명, 한국은 186개교 6931명이 참여했다.

한국 학생의 수학 순위는 2018년(1~4위)보다 올랐다. 문제는 성적 분포다. 학생들의 수학 성적을 6등급으로 나눴을 때 상위권(1, 2등급) 비율은 21.4%에서 22.9%, 하위권(6등급) 비율은 15.0%에서 16.2%로 늘었다. 특히 하위권 비율은 2009년 8.1%에서 2배로 올랐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학교 학생들의 양극화 정도를 나타내는 분산 추이도는 98.1%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68.3%)과 비교해도 3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조사 대상 81개국 중에서도 몰타(99.7%) 다음이었다. 수치가 높을수록 평균 점수 근처의 학생은 적고, 점수대가 위아래로 넓게 분포했다는 의미다.

초등 의대 준비반이 나올 만큼 진도를 앞서가며 수학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도 많다는 의미다. 때문에 중위권 학생들을 위한 수학 교육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읽기와 과학은 직전 조사보다 상위권은 늘었고, 하위권을 줄어들면서 순위와 점수 모두 소폭 올랐다. 읽기는 2018년 2~7위(514점)에서 지난해 1~7위로, 과학은 3~5위(519점)에서 2~5위로 올랐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2018년 대비 성취수준(점수)은 유지됐고, 순위는 상승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업 결손 등 학교 파행이 다른 나라들보다 덜했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별 성취도에서는 읽기에서 여학생이 526점에서 533점으로 7점 오른 반면, 남학생은 503점에서 499점으로 4점 하락했다. 과학에서도 여학생(517→530점)이 남학생(521→526점)을 역전했다. 수학은 남학생(528→530점)과 여학생(524→525점) 모두 2018년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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