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 진단 후 이튿날 바로 낙태 결심”…친모 살해혐의 일체부인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5일 17시 33분


경기 용인에서 8년 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와 외조모가 검찰에 송치됐다. 1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친부와 외조모가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7.14/뉴스1
경기 용인에서 8년 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와 외조모가 검찰에 송치됐다. 14일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동부경찰서에서 친부와 외조모가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7.14/뉴스1
8년 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를 살해하고 매장한 친부와 친모, 외할머니 재판에서 친모가 증인으로 나서 “아이를 낙태한 것이지 살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5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친부 A씨와 외조모 B씨,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친모 C씨에 대한 4번째 재판을 열었다.

친부와 외조모는 첫 재판에서 “아이를 살해하지 않았고 시신을 유기하지도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친모 또한 “아이가 살아서 태어난 줄 몰랐고 숨진 것으로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날 법정 증언을 통해 친모 C씨는 34주된 태아가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은 후 이틀만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단 후 이틀만에 제왕절개 출산 이유를 묻는 검찰측 질문에 친모는 “다운증후군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너무 무서웠다”면서 “아이가 살면서 주변에서 받을 고통과 평생 책임지고 지켜야 하는 게 자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모는 “바로 낙태 병원을 알아봤고 몇 군데는 주수가 차서 안 된다고 했는데, 한 병원에서 낙태가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제왕절개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모는 “뱃속에서 사산해서 제왕절개를 통해 태아를 꺼내는 것이 낙태라고 생각했다”며 “병원에서 다 알아서 해준다고 하니 그런 줄 알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검찰측이 “제왕절개 수술 전날인 2015년 3월5일 친모가 병원에서 작성한 자필 각서에서 ‘아기는 출생 후 할머니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산모인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고 쓴 건 뭐냐”고 따져물었고, 친모는 “병원 사무장이 불러주는대로 쓴 것”이라며 “불법낙태라고 생각해 별 의심없이 썼다”고 답했다.

친부 A씨 등은 2015년 3월 다운증후군이 의심되는 영아를 출산 당일 방치해 숨지게 한 후 인근 야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용인시가 출생신고 없이 임시 신생아 번호로 남아 있는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범행사실이 틀통났다. 이들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아기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날 것을 미리 파악한 뒤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숨진 아기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수차례 벌였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3일 열린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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