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유년 시절을 딛고 남에게 베풀며 살아온 40대 여성이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문미선 씨(43)가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났다고 6일 밝혔다.
문 씨는 지난 10월 25일 운동 중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헬스트레이너로 일했던 문 씨는 평소에도 헬스,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겼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이 문 씨의 가족들에게 더 큰 슬픔이었다고 한다.
대구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 씨는 어릴 적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후천성 실명 장애가 있는 어머니 슬하에서 어려운 시절을 자라왔다. 그는 유년 시절부터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친절을 베풀고 이웃을 돕는 일에 항상 적극적인 성격이었다.
장애인과 청소년 등 어려운 이웃에게 짜장면을 제공하는 등 ‘사짜모’(사랑의 짜장면을 만드는 모임) 봉사팀에 13년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이 같이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온 문 씨는 4년 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문 씨의 남편 김도형 씨는 “14년간 나와 함께 해줘서 너무 행복했고, 고마웠어. 이제 먼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면서 우리 가족 지켜봐 줘. 진심으로 당신만을 사랑했어”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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