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 내일 나오는데…벌써 “재수해야겠다” 왜?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7일 0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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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업계 "재수반 개강 평소보다 2~3주 빨라져"
역대급 '불수능' 예측되자 재수 앞당긴다는 분석
의대 증원 영향…"소신 지원 자연계 지망생 증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들이 오는 8일 성적표를 받는다. 그런데 벌써 재수 종합반 개강에 나선 입시 학원이 나오는 등 2025학년도 입시를 준비한다는 ‘재수 열기’가 일찌감치 감지된다.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수능이 가채점 당시부터 예상되고 있는 ‘불수능’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형 입시학원들의 재수 종합반 개강 일정이 예년보다 앞당겨지는 분위기다.

종로학원은 내년 1월2일에 재수반을 개강한다. 양지 메가스터디 기숙학원은 이보다 빠른 오는 30일에 재수 우선선발반을 연다. 서초 메가스터디 기숙학원 의대관도 같은 날 재수 우선선발반을 개강한다.

사정이 급한 중소형 학원들은 이미 수업을 시작한 곳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A 학원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이미 지난달 4일과 이달 4일에 걸쳐 재수조기선발반 1·2차 개강을 마쳤고 오는 11일 3차 개강을 한다고 홍보했다.

2024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는 내년 1월3일부터인데, 벌써 재수 학원이 성업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보통 재수반은 1월 둘째 주 중순 쯤 열었는데, 요즘은 수능 직후 또는 1월 초로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정시 모집은 시작해 보고 다음 해 재수생을 받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앞당겨졌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때 이른 재수 열풍은 ‘불수능’과 ‘새로운 출제유형 등장’이 빚은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올해 ‘킬러문항’을 수능에서 빼겠다고 했음에도 가채점 결과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이 너무 어려웠다”며 “출제 양상이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에 ‘나의 잘못’보다는 출제 당국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수능 시험 이후 입시 기관들에서는 소위 중고난도 문항을 늘리고 ‘매력적인 선지’를 섞어 시험 난이도를 높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험생들은 이 같은 새 문제 유형에 대비하기 위해 다시 학원으로 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의대 증원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빠른 재수를 택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재수가 불리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가 현실화한다는 전제 하에 연쇄적 이동이 가능하다고 예측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이 이뤄지는 내후년 입학 시기에 맞춰 올해부터 일찌감치 재수에 돌입하는 수험생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대 증원을 노리고 재수를 하는 것은 상위권 학생들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소장은 “최소 내년까지 생각해서 재수를 한다는 것은 극단적인 얘기인 것 같다”며 “의대 쏠림은 최상위권 학생들에 국한된 얘기인 것 같다”고 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인구 통계상 내년에 치러질 수능에서 이른바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생 비율은 하락할 전망이다.

학원 측이 교육기본통계 등에 근거해 추정한 2025학년도 수능 졸업생 접수자는 17만5239명으로 올해(17만7942명)보다 2703명 적다. 이와 달리 내년 고3 학생 수는 학생 수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으로 올해보다 늘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의대 증원 이슈와 불수능 기조 등 변수가 맞물리면 이런 예상을 깨고 N수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수험생들은 내년도 수능 난이도 등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재수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소장은 “내년도 수능도 쉽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일단 올해 정시 모집에 최선을 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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