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맥가이버칼 난동’ 50대 ‘심신미약’ 인정…징역 2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7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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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이버칼 휘둘러 2명에 상해 입힌 혐의
'은둔형 외톨이' 정황…조현병 치료 중단
法 "다수의 무고한 시민들 안전에 위협"
"치료 경위 등 보면 심신미약…일부 감형"

서울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흉기인 맥가이버칼을 휘둘러 승객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특수상해 혐의를 받는 홍모(51)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홍씨는 지난 8월19일 오후 12시30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접이식 다용도 공구를 휘둘러 A(28)씨와 대만 국적의 남성 B(29)씨 등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 판사는 “홍씨는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를 비롯한 수십명의 사람이 자신을 이유도 없이 공격했고 이런 부당한 공격에 대응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하지만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홍씨는 피해망상에 의해 위와 같이 생각한 것일 뿐 실제 피해자나 다른 사람이 홍씨를 공격한 적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공중 이동 수단인 지하철에서 위험한 물건인 칼날이 달린 도구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가한 것으로, 불특정 다수의 무고한 시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들이 이로 인해 정신적 피해 등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홍씨의 치료 경위나 범행 당시 과정을 비춰보면 홍씨가 심신미약 상태인 것으로 보여 심신미약과 관련된 부분은 일부 감형한다”며 “이 사건 범행은 피해망상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의 상해가 중하지 않은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칼을 들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지난 8월19일 낮 12시40분께 2호선 합정역에서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홍씨를 체포했다. 이후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마포경찰서는 8월24일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지난 10월19일 홍씨에게 징역 5년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홍씨는 휴대전화를 개통한 사실이 없고 인터넷 검색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이웃과도 교류가 전혀 없는 등 ‘은둔형 외톨이’ 상태였다.

당시 검찰이 압수한 홍씨의 자필 노트에선 ‘범죄회사가 나를 공격한다’는 취지의 메모가 다수 발견되는 등 피해망상에 빠져 불특정 다수를 공격한 정황이 드러났다.

홍씨는 미분화조현병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2019년 1월 이후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홍씨가 범행 경위와 내용, 그에 따른 책임을 판단할 수 있었다고 보고 심신미약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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