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당국이 테라·루나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미국으로 송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몬테네그로 법무부가 권도형을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보내 형사 고발을 할 계획이라고 비공개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지난달 권 씨의 송환을 승인했지만 미국으로 보낼지, 한국으로 보낼지는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장관에게 맡긴 바 있다.
밀로비치 장관은 아직 자신의 결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WSJ에 따르면 밀로비치 장관은 이미 지난달 몬테네그로 주재 미국 대사와의 회담을 포함해 다른 관리들과의 비공개 논의에서 권 씨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밀로비치 장관은 해당 논의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적절한 때에 결정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권 씨의 몬테네그로 변호사 고란 로딕은 “법무부 장관이 이미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은 서로 권 씨를 자국으로 송환하려고 노력해 왔다. 일각에서는 한국 국적인 권 씨가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한국으로 송환됐을 때보다 형량이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권 씨에 대해 더 일찍 수사에 착수했고 자료도 많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의 형량을 단순 합산해 테라·루나 사태의 주요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00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씨는 지난 3월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몬테네그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된 지 몇 시간 후, 뉴욕 연방검찰은 그를 8건의 사기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
권 씨는 지난해 5월경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테라와 자매코인 루나 대폭락의 주역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 상당의 피해를 입히고 도주한 바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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