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교통공사, 계약직이 일반직 전환 4년 만에 3급으로 ‘무시험’ 특별승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8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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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사기 떨어져” 내부 반발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뉴스1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뉴스1
서울교통공사에서 계약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지 4년 만에 시험 없이 부장으로 특별승진한 사례가 나왔다. 공사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노조 등 직원들은 “이례적인 인사”라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교통공사는 전날 △특별승진자 10명 △특별승급자 10명 △특별승진포인트 10명 등 승진 대상자를 사내에 공지했다. 특별승진은 시험 없이 부서장 추천 등으로 업무 공적을 인정받아 승진하는 제도다. 공사는 지난해부터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전 부서 직원을 상대로 특별승진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2015년 9월 계약직 형태의 사업개발분야 전문업무직으로 입사한 A 씨의 특별승진에 대해 공사 안팎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제과 업체 유통 경력을 지닌 A 씨는 입사 후 ‘상가관리 전문위원’을 맡아 지하철 내 입점 상가들을 관리하고 상가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직무를 수행했다. 이후 4년 만에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반직 4급(차장급)으로 전환됐다. 한 공사 직원은 “공채 시험을 거쳐 일반직 신입으로 입사하면 7급부터 시작하는데, 4급으로 정규직 전환된건 이해하기 힘든 처사였다”고 말했다.

A 씨는 일반직으로 전환된 뒤 약 4년 만인 이달 3급(부장급) 승진자로 내정됐다. 발령 일자는 내년 1월 1일이다. 이번 특별승진 대상자로는 69명이 추천돼 직원 대상 후보자 공개, 인사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승진이 확정됐다.

직원들은 이례적인 ‘무시험 승진’ 사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제3노조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축인 올바른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승진 결정은 열심히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며 근평에 신경쓰는 직원들과 최근 있던 3급 승진 시험을 준비한 예비 관리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라며 “이러한 악습이 반복된다면 과연 공사를 위해 일할 직원들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승진 철회를 요구했다.

온라인에서도 해당 인사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 내부 게시판에도 “입사 5년 만에 부장단 썰 푼다”, “4급들 2년 높은 ‘수’ 받아도 시험 자격조차 받기 힘든데 3급 무시험 진급”이라는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공사 측은 “특별승진할 만한 공적을 인정 받아 정당한 절차에 따라 결정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A 씨가 과거 참여한 지하철 메디컬존 사업이 지난해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과거 서울시의회로부터 조직문화가 경직돼 연공서열을 타파하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그 이후 특별승진 대상자를 적극 선정하고 있다”라며 “후보자 사전 공개와 감사실 검증을 거치는 등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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