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한 조사가 7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8일 오전 8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검사 앞에 가서 억울한 점을 해명해 보아야 실효성이 없으니 판사 앞에서 하겠다”고 말한대로 조사 내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묵비권 행사 여부와 관계 없이 200여쪽의 질문지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째 서민석·윤석환 부부장검사를 필두로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오전 조사에서 송 전 대표가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사이 먹사연을 통해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등으로부터 3억5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그중 4000만원을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처리시설 증설 관련 입법 로비 대가로 보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검찰청 외부에서 낙지덮밥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1시20분 재개된 조사에서 ‘돈봉투 살포’에 관여했는지를 본격적으로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4월 말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이 돈봉투 20개가 살포되는 과정 전반을 보고받은 점을 근거로 관여 및 지시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오후 1시쯤 조사실로 복귀하면서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검찰이 2차 출석을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라고 하면 와야죠”라고 짧게 답한 뒤 검사실로 올라갔다.
검찰은 송 전 대표에게서 확인할 것이 꽤 많다며 “(송 전 대표가)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준비된 내용에 따라 신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정당 내부 잔치인 2년 전 전당대회 일을 가지고 특수부 검사가 인지 수사해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시킨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면서 검찰이 야당과 비판언론을 표적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비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는 “4000만원에 저의 직무적 양심을 팔아먹을 정도로 정치활동을 해 오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조사를 이날 한 번으로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추가 소환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후 관련 기록을 살핀 뒤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돈봉투 수수 의원들도 순차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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