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 총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학생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업이 제일 우선이지만, 인성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남 회장은 “학생들은 대학 생활 기간에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며 “특히 인간관계를 배워 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면 문화가 예전보다 적어지면서 학생들이 채워야 할 소양과 교양 지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었다. 그는 “요즘처럼 혁신을 부르짖는 시대에 총장의 역할은 이러한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자신의 대학에서 운영하는 ‘신입생 대학 적응 프로그램’ 운영에 진심을 쏟고 있다. 12년간 다니던 초중고교와는 전혀 다른 대학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남 회장은 이벤트를 하는 날 운동화와 편한 복장으로 학생들과 직접 만나 일일이 악수하고 대화한다.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덤이다. 2002년부터 총장직을 맡은 그가 10년 넘게 학생들과의 만남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이젠 대학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남 회장이 직접 학생들에게 와플을 선물하는 행사도 입소문이 났다. 이 밖에 대구보건대는 야외 영화 상영회와 치맥 파티 등 여러 행사를 열어서 학생들과 소통한다. 교내에서는 “총장을 만나는 기회가 많아서 좋다” “학생을 생각하는 대학” “학생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한다” 등 호응이 잇따랐다.
학생들과 최일선에서 직접 소통하는 교직원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남 회장이 최근 부서별 직원들을 차례로 불러서 직접 요리한 김치찌개로 점심 식사를 대접한 일이 학교 안팎에 알려졌다. 식재료는 매년 그가 주변 어려운 이웃에 나눠 주기 위해 장만하는 김장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남 회장은 “평범한 식단이지만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는 영호남의 퓨전 비법으로 찌개를 끓인다”며 “건강한 대학 조직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는 소신도 이 일을 계속하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남 회장은 최근 제20회 대구시 여성 대상을 받았다. 여성의 지위 향상과 양성평등에 노력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본보기가 되는 여성에게 주는 상이다. 그는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면서 성과를 좀 냈던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 회장은 한국로터리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첫 여성 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모든 일을 성심껏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더 열심히 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직을 19∼21대에 걸쳐 연임하고 있다. 그는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방대, 전문대의 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학생이 줄면 재정난이 오고,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전문인력 양성도 힘들게 되는 악순환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학생 유치 확대도 필요하지만, 대학 저마다의 특성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핀셋 지원 정책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 회장은 “실질적 대책의 하나로 전문대-지자체-지방산업체 간 연계 협력 강화를 통해 전문대 입학 자원 부족과 지방 소멸, 지방 중소기업 인력난 등 공동의 현안 과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