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조치에 앙심을 품은 남성이 공업용 커터칼을 들고 지구대를 찾아가 경찰 8명을 상대로 “다 같이 죽자”며 대치하다가 제압됐다.
8일 대전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8일 오전 7시 10분경 용전지구대에서 벌어졌다. 대전경찰청은 경찰청 공식 유튜브를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술에 취한 20대 남성 A 씨가 왼손에 공업용 커터칼을 들고 지구대에 찾아왔다. A 씨는 비틀거리는 상태에서 커터칼을 드르륵드르륵 만지며 “너희도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위협했다고 한다.
당시 근무 중이던 경찰 8명가량은 방패, 방검 장갑 등을 착용해 방어 태세를 갖추고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A 씨는 흉기를 자신의 몸에 갖다 대며 저항했다. 극단적인 행동을 할까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때 박종필 순찰팀장이 A 씨의 뒤로 몰래 접근했다. 다른 경찰들이 앞에서 시선을 분산시키는 틈을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는 침착하게 A 씨 팔을 뒤로 잡아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다. 박 팀장은 “신속하게 제압하지 않으면 대치 중인 직원들이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아 본능적으로 제압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날 새벽 인근 주점에서 무전취식으로 점주와 갈등을 겪다가 출동한 경찰의 조치에 앙심을 품고 지구대를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한 뒤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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