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진가라데 입상자, 피해자 폭행해 ‘의식불명’ 시켰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2일 15시 02분


폭행 과정에서 유리병 등 사용하기도
사이코패스 성향 다분…강호순과 동급

함께 술을 먹던 일행을 5분간 80차례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무술 대회 입상 경력이 있던 이 남성은 수사기관 조사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도 함께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10년 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 6월 말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술집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나 술을 마시던 20대 남성 B씨를 5분간 80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인근 매점에서 로또를 구매하려던 중 B씨가 “무슨 로또냐. 담배나 사라”며 욕설을 섞어 말하자 주먹과 가게 안 유리병 등을 이용해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폭행으로 인해 B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안면부 다발성 골절 등으로 자가호흡이 불가능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폭행을 말리는 점주들을 밀치거나 가게 안 기물들을 파손해 40만원가량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도 함께 받는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자백하고 B씨에게 사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법정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검사 결과 27점을 기록, 위험도 ‘높음’의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연쇄살인 혐의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강호순과 같은 수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생명을 잃지 않았으나 인공호흡기 없이는 자가 호흡을 할 수 없는 의식불명 상태로 보존적 치료만을 받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각 범행은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피고인은 범죄를 자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A씨)의 알코올 의존증,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정신과적 질환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피고인은 위와 같은 질환에 대해 현재까지 치료를 받아왔고 향후 강력한 치료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양형사유를 들었다.

한편 A씨는 학창시절 ‘극진가라데’를 6년간 배워 관련 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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