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남자에게도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무료로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60~64세 만성질환자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무상으로 맞을 수 있도록 하는 방침도 검토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12일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올해 개청 3주년을 맞은 질병청은 내년에도 건강과 안전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년에 펼칠 주요 정책 중 하나로 ‘국가예방접종 지원 지속 확대 방안’을 언급했다.
지 청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영유아 로타바이러스 백신국가예방접종을 통해 38만명이 무료접종 혜택을 받았다”며 “앞으로 60∼64세 만성질환자 독감 예방접종, HPV 남아 예방접종 등 국민적 요구가 많은 부분에 대해 국가예방접종 편입을 적극 검토해 질병 예방은 물론 국민가계부담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HPV는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바이러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성 접촉 전에는 백신 접종을 끝내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HPV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자궁경부암, 음경암, 생식기 사마귀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한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당국이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는 백신은 어린이 18종, 청소년 2종, 임신부 1종, 65세 이상 2종이다.
가장 최근엔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돼 생후 2~6개월 아기라면 무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현재 생후 6개월~만 12세 어린이, 임산부, 65세 이상에 한해 무료 접종을 하고 있다.
이에 질병청은 60~64세 만성질환자까지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국가예방접종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HPV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만 무료로 지원되고 있다. 질병청은 이를 남아에게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것이다.
최근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대해 지영미 청장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신종 감염병이 아닌 데다 중국에서 위험한 상황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과장된 면이 있다”며 “안 좋은 상황을 더 스케치해 보도가 되면서 위험한 상황인 것처럼 오해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오히려 중국도 (감염률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 청장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자체가 아닌 우리나라 소아청소년과의 시스템 붕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관련 대응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 청장은 “문제는 소아과가 전보다 줄어들고 의료 시스템의 문제가 같이 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며 “지난주 질병청, 복지부, 식약처 등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을 만들어 각 부처별로 현장 파악도 하고 회의도 매주 하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또 지난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 지난 6월 코로나19 위기단계가 ‘경계’로 하향된 것을 언급하며 질병청이 코로나19 유행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강조했다.
지 청장은 “지난 8월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조정되면서 비상대응 의료체계도 정상화돼 가고 있다”며 “‘경계’에서 ‘주의’로 내리는 것에 대한 논의는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는 겨울철을 넘긴 뒤에 전문가들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단계가 조정되더라도 완전히 일상화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사고수습본부 체계가 방역대책본부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 청장은 다시 한번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지 청장은 “이 고비를 잘 넘기려면 호흡기 질환 중 백신이 있는 것은 백신을 맞는 게 중요하다”며 “고령층이나 면역이 약한 분들은 잘 맞아서 방어할 수 있게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더라도 백신을 맞는 것은 인체에 피해가 가지는 않기 때문에 꼭 예방접종을 통해 방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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