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18/뉴스1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자연스러운 지분 매입 과정이었다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명재권)는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 대표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배대표 측 변호인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법적 수단이 개입된 바가 전혀 없다”며 “인수합병 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시장 상황에 대해서 검찰이 무리한 사법적 잣대를 들이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분 매입이라는 기업 간 경쟁 상황에 사법 잣대를 들이대는 건 국내외를 통틀어 예를 찾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금전적 이익이 필요했던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변호인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당시에도 글로벌 국부펀드에서 10조원 이상의 가치평가를 받는 유망회사였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큰 틀의 사업성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수사기록 목록을 두고 배 대표 측과 검찰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배 대표 변호인은 “검찰 측에서 주요 수사기록과 증거 목록에 대한 열람 등사를 거부해 이른바 ‘깜깜이’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독 이 사건에서만 검찰 측이 이례적으로 증거에 대한 접근을 막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장기간 구금 중인 피고인이 준비조차 하지 못하고 정당한 재판을 받지 못하는 건 매우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카카오 측 피의자와 참고인들이 조직적으로 휴대폰 비밀번호조차 제공하지 않고 사실상 증거를 은닉, 인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 받아쳤다.
검찰은 또 “공범들에 대한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제출하지 못한 증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공방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409회에 걸쳐 2400여억원을 투입, SM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매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고가 매수로 SM 주식의 시세를 조종하고 대량보유상황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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