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10대 청소년이 부모의 노력으로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 이혜림 부장판사는 13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10대 청소년 A군에 대한 선고를 하지 않고 광주가정법원에 송치했다.
A군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게 속은 여러 피해자들로부터 9차례에 걸쳐 피해금을 건네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자녀가 형사 입건된 사실을 알게 된 A군의 부모는 대출을 받아 피해자들에게 피해 변제를 대신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며 합의를 요청했다.
사연을 들은 대부분 피해자들도 A군에 대해 합의를 해줬다.
선고에 앞서 이혜림 부장판사는 A군에게 “아버지가 고생해서 피해금을 갚았는데 이걸 아버지에게 어떻게 갚을 것이냐”고 질책했다.
A군은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일을 해서 부모님께 차근차근 갚겠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혜림 부장판사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범죄이고, 가로챈 액수도 적지 않아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피고인이 너무 어리고, 보호자가 피해 변제에 힘쓴 점, 범죄 행위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가담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형사처벌은 무거워 보여 소년 보호 처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A군에게 “이번에 한정해 소년보호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형사처벌을 피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가정법원에서 성실히 재판에 임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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