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반대 투쟁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섰던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가 구성된 지 11일 만이다.
최대집 전 의협회장은 14일 출입기자들에게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투쟁위원장 직의 사임을 표한다”는 짧은 입장을 전했다.
의협은 지난 3일 의대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범대위로 전환하고 최 위원장을 투쟁 전면에 내세웠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을 이끌었던 당사자로, 이번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구속을 각오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었다.
하지만 의료계는 비대위 구성에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왔다.
2007년터 2년간 대한의사협회를 이끌었던 주수호 전 의협회장은 “집행부 산하의 비대위를 해산하고 전체 의사를 아우르는 독립적인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비판해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도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절체 절명의 순간에 임기 내내 ‘지금 잘못된 것은 오로지 최대집 때문’이라고 탓만 하던 전임 회장을 소환해 총알받이, 욕받이로 등판시켰다”며 이필수 현 회장과 최 전 회장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의협은 이같은 비판이 이어지자 이번주 중에 최대집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명하 대한서울시의사회장은 “시·도 회장단 회의에서도 많은 회장들이 우려를 표했고 집행부에 전달이 됐고, 이필수 회장이 회의에서 이번주중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해 예상은 하고 있었다”며 “회장들의 압박이 계속되니 최대집 위원장도 계속 직을 유지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에 대해 의료계가 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하는 것에 대해 여론의 흐름도 좋지 않고 참 괴로운 상황”이라고 했다.
의협은 사퇴한 최 위원장을 대신해 이필수 범대위원장이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관계자는 “이필수 회장이 범대위원장과 투쟁위원장을 쭉 겸직할 것”이라며 “오는 17일 열릴 총궐기대회도 무조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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