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반대” 의료계 내홍…투쟁위원장 최대집 사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4일 13시 08분


의사단체, 최 전 회장 선임에 반대 이어져
투쟁위원장은 이필수 의협 회장이 겸임해
투쟁동력 유지vs상실, 내부서 전망 엇갈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대응 방식을 두고 의료계 내부 갈등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를 두고 투표를 벌이는 것을 두고 의사단체 간에 이견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의사들이 의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증원 반대 선봉에 선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에서 투쟁위원장을 맡았던 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최 위원장의 사퇴는 범대위가 구성된 지 11일 만이다. 그는 이날 “의협 비대위 투쟁위원장직의 사임을 표한다”는 짧은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의협은 의대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범대위로 전환하면서 최 위원장을 투쟁 선봉에 세웠다.

그는 동료 의사들을 향해 “구속될 각오로 뛸 생각이다”라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대표자 대회때도 말씀드렸지만 의료계 내부의 갈등과 반목도 이번 투쟁을 위해서는 잠시 접어두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의사단체들은 현 의협과 그를 하나로 묶어 비판했다.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은(이하 미생모) 지난달 30일 “이필수 회장은 임기 내내 투쟁은 거부하고 소통만 주장하다가 의료계를 위기로 몰아넣더니 임기 내내 탓만 하던 전임 회장을 소환해 총알받이, 욕받이로 등판시켰다”고 짚었다. 이어 “의료계가 일치단결해야 하는 순간 최 전 회장을 불러온 것은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이적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주수호 전 의협회장은 “집행부 산하의 비대위를 해산하고 전체 의사를 아우르는 독립적인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역의사회 반발도 잇따랐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중차대한 투쟁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의명분과 함께 투쟁의 동력을 만드는 것이다”며 “이러한 점에서 현재 의협의 독단적인 투쟁 로드맵 구상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최 전 회장의 선임을 반대했다.

대구광역시의사회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모두의 뜻을 모아야 할 비대위의 투쟁위원장에 최대집 전 의협 회장을 선임한 것에 대해 심대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최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투쟁위원장직은 이필수 위원장이 겸임할 예정이다.

최 전 회장의 사임으로 의협의 투쟁 동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필수 집행부가 지역의사회 의견을 무시하고 최 위원장 투쟁을 고집했다면 의료계 내분은 더 심각했을 것”이라며 “이제 의사 단체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정부 투쟁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 위원장 선임으로 의사단체가 내홍을 겪었고, 강력한 투쟁을 고집한 위원장도 사임했지만 대안도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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